'송환' 이후 20년..'2차 송환' 김동원 감독을 만나다

황대훈 기자 2022. 9. 2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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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한 송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송환>의 후속작이 20년 만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강제로 전향서를 썼던 과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장기수들에 관한 영화 <2차 송환> 인데요. 


오늘 EBS 뉴스는 이 영화를 연출한 김동원 감독과 함께 분단과 통일에 대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떤 영화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VCR]


'집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

2차 송환 신청자들


인터뷰: 김영식 90세 / 장기수

"나라도 갈라져 있고 또 처자식도 갈라져 있고 이런 형편에서 우리가 자기 고향으로 가겠다는 건 정당한 일이고…."


'송환은 불가' 라는 정부

이유는 '전향' 


인터뷰: 이정태 / 양심수후원회

"다른 농민들이 탄원서를 써줘서 안 들어간 분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분도 전향으로 분류가 된 거예요. 종교인이 보증을 섰다고 해서 전향자로 분류되기도 하고…."


살아생전 마지막 소원

"고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김영식 90세 / 장기수

"고향에 가서 산천이 내가 조그만 나무 심어놓은 것이 얼마나 컸나, 우리 가족이 어떻게 잘 사나 이런 것도 보고 싶고 고향으로 빨리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총 복역기간 898년, 평균 나이 91세

46명 신청자 중 생존자는 9명뿐


인터뷰: 김혜순 회장 / 양심수후원회 

"2차 송환 문제를 통일 문제 이렇게 거창하게 보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지 생존해 계실 때 가족을 만나야 된다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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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앵커 

영화 2차 송환을 연출한 김동원 감독 자리 함께 했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세요.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영화 '송환'이 나온 게 2004년입니다. 


그리고 20년 만에 나온 후속편이에요. 


30년 가까이 비전형 장기수 문제를 깊게 파고드셨는데요. 


이렇게 영화를 마무리하신 소감이 특별할 것 같습니다.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모든 작품이 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나 시원 섭섭했습니다. 


시원했던 것은 끝낼 것 같았던 작품을 드디어 끝냈구나라는 그런 안도감이 있고요. 


섭섭한 것은 이분들이 송환되는 걸 보고 작품을 마무리 지었어야 되는데 끝내 송환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게 좀 굉장히 섭섭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아쉽고 또 섭섭하실 것 같습니다. 


비전향 장기수 문제, 어떻게 처음에 이걸 취재하고 이렇게 제작하게 되셨을까요?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1992년도, 그 무렵 제가 봉천동에 살았는데요. 


저희 동네로 장기수 두 분이 출소를 해서 이사를 오셨어요, 마침 저희 옆 골목에 사셨고, 그래서 그분들하고 이제 왕래가 시작됐고,  틈틈히 찍다 보니 1999년쯤에 송환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결국 김대중 정부 시절에 어떤 송환이나 사건 때문에 작품을 하게 된 거죠.


이혜정 앵커 

네, 그때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1편 당시에 북한으로 돌아간 장기수들의 후일담이 나옵니다. 


이분들이 혹시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소식을 알 수 있을까요?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안타깝게도 현재는 막혔고요. 


다만 한 2010년 정도까지는 민간 단체들 민화협이나 이런 어떤 민간 교류 단체들을 통해서 심심치 않게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어느 선생님이 장가 가셨다, 아이를 낳았다, 누가 화가가 됐다, 그런 얘기들을 자주 들었는데 최근에는 돌아가셨는지, 살아는 계시는지도 잘 소식이 들려오지 않습니다.


이혜정 앵커 

연락이 끊긴 거죠. 


한국에 남아 있는 2차 송환 신청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이 분들이 대부분 고령이고요, 또 이제는 생존자도 얼마 남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대부분 90살을 넘겨서 평균 연령이 91살이라고 알고 있고요. 


그리고 또 거동이 불편해서 병상에 누워 계신 분들이 태반이고, 또 지방에 많이 계셔요. 


그래서 그분들을 돌봐드리기가 굉장히 좀 힘들고요.


서울에는 그래도 만남의 집이 있어서 세 분의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그 중 한 분도 최근 유독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혜정 앵커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부에 보면 송환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러셨어요. 


1편을 냈을 때와 비교해 보면 한국 사회에서 송환, 통일의 가능성,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시나요?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아쉽게도 그런 것 같아요,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그럴까요. 


그러니까 송환 때만 해도 그 영화에 대한 관심도 컸고 또 당시 햇볕정책 때문에 남북관계와 굉장히 가까웠죠. 


그랬는데 지금 현재는 아마 젊은 사람들은 송환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잘 모를 거 같고, 그만큼 통일에 대한 관심도 좀 넓어진 것 같고요. 


특히나 말하자면 분단이 이제 몇 년 후면 80주년을 맞지 않습니까? 


분단이 정상이 되고 통일이라는 것이 되거나, 말거나, 혹은 안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분단이야말로 비정상이고 통일이 돼야 비로소 정상적인 한국이 되는 건데, 그게 뭔가 뒤바뀐 것 같아서, 또 그게 자꾸만 고착화되는 것 같아서 그게 무엇보다도 안타깝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래서 통일교육의 관점에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도 많이 볼 텐데, 이번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김동원 / 영화 '2차 송환' 감독 

보통 뉴스나 혹은 드라마에서 이렇게 보여지는 북한은 굉장히 좀 위협적이거나 아니면 너무 낭만적이거나 그런 것 같거든요. 


그런데 북한에도 나와 혹은 나의 할아버지와 똑같은 사람들이 산다는 것을 정말 느끼게 하고 싶었고요. 


북이나 남이나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음식을 먹고, 제가 30년간 봐온 그분들은 아무리 북한 출신이라도 저희 이웃집 할아버지들과 같은, 그 어떤 동질성이 좀 회복됐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영화 '2차 송환'. 


그저 한편의 영화가 아니라 우리 분단국가에서 또 통일의 의미를 한번 새겨보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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