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증, 급성 심정지 위험 54% 높아

- 체내 산소 공급 부족으로 심장, 뇌 질환 위험 초래
- 미국 심장학회 저널, 흡연이나 비만보다 위험도 높아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급성심정지 예방을 위한 수면 무호흡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은 정책연구용역인 ‘심장정지 발생원인 및 위험요인 규명 추적조사’ 결과를 활용, 급성심정지의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인 수면 무호흡증에 관한 정보를 담은 카드 뉴스를 배포하기로 했다.

출처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수면 중 호흡중단, 간과하지 말 것

수면 무호흡증이란, 잠을 자는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수면의 질에 막대한 지장을 주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잠자리에서 보내더라도 늘 피곤한 상태가 되기 쉽다. 낮 동안 피로감으로 인해 업무 능률이나 학습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대사 질환이나 정신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수면을 통해 신체 및 정신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수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스트레스와 불안 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 이것이 누적되면 인지 기능 저하는 물론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식욕 조절 문제가 맞물려 비만이나 당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호흡이 멈추거나 불규칙해진다는 것은 가장 근본적으로 산소 공급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소 공급이 줄어들며 고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고, 심장 박동의 이상을 초래해 심부전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질 경우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도 생긴다.

수면 무호흡증 발생 통계 : 연도별 추이(좌)와 성별·연령별 추이(우) / 출처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수면 무호흡증, 5년 새 3배 증가

보통 ‘폐쇄성 무호흡증’과 ‘중추성 무호흡증’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인 형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목구멍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막혀 발생한다. 이로 인해 호흡이 일시적으로 막히며 수면 중 자주 깨어나는 일이 생긴다.

중추성 수면 무호흡증은 뇌와 중추신경계에서 호흡을 조절하는 신호를 제대로 보내지 않음으로써 발생한다. 물리적으로 기도가 막히지 않으면서 호흡이 멈추는 현상이 발생한다. 폐쇄성과 중추성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성 수면 무호흡증’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2023년 15만여 명으로, 2018년 4만5천여 명이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남성은 30~40대 환자가, 여성은 50~60대 환자가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무호흡증, 급성심정지 위험 증가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에 의해 수행된 ‘심장정지 발생원인 및 위험요인 규명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급성심정지 발생 위험이 5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소 심혈관계 질환이 없었던 18~64세 연령층에서도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급성 심정지 발생 위험이 76%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동맥경화 등 만성 심혈관계 질환 못지 않게 높은 위험도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심장학회 저널(JACC)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의 급성 심정지 위험비는 2.33으로, 일반(정상) 집단에 비해 2.33배 높은 수치다. 급성 심정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당뇨(위험비 4.10), 고혈압(위험비 3.63)보다는 낮지만, 흡연(위험이 2.19)이나 비만(위험비 1.02)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무호흡이 발생하면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며 혈중 산소 농도가 감소하는 ‘저산소증’이 발생하게 되고, 부족해진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에 이상이 생기거나 혈압이 높아지게 되며, 심혈관계 이상을 일으키거나 심정지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이 흡연이나 비만보다 높다 / 출처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젊은 연령층을 기준으로는 급성 심정지 발생 위험이 76% 더 높게 나타났다 / 출처 :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수면 무호흡증 안내 자료 제작·배포

질병관리청에서는 연구 결과 및 자료 등을 토대로 수면 무호흡증의 증상, 급성 심정지 발생 위험, 자가진단법과 치료법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수면 무호흡증의 자가진단은 일반적으로 밤중에 자주 깨어나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심한 두통을 겪거나, 낮 동안에 과도하게 졸리거나 하는 증상이 있을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호흡이 멈춘 것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의심되는 징후가 있을 경우 의료기관이나 수면 클리닉 등을 찾아 수면 다원 검사를 받아보면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체중 감량이나 금연, 음주 제한, 수면자세 변화 등의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료될 수 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일 경우, ‘양압 호흡기(CPAP)’나 ‘기도 개방 구강장치’를 사용해 기도를 물리적으로 열어주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기도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 급성 심정지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므로, 그 위험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질병관리청에서 배포하는 수면 무호흡증 카드 뉴스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또는 국가손상정보포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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