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신파 없는 '군체', 10년전 '부산행'과는 달라"[인터뷰③]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군체'의 연상호 10년 전 만든 K좀비물의 시초 '부산행'과 차별점을 짚었다.
영화 '군체'를 선보인 연상호 감독은 26일 서울 삼청동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2016년 천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 그 후속인 2020년작 '반도'에 이어 세번째 연상호표 좀비물을 내놓은 연 감독은 "'부산행'과는 접근 방식이 달랐다. '부산행'이 가족 드라마, 공포와 서스펜스가 결합돼 있다. 보완 역할을 한다. 딸을 지켜야 하는 아빠다보니까 더 공포스러운 장르성이 생긴다"고 설명하면서 "'군체' 경우는 '지옥'에 더 가까운 방식이었다. 현상으로서의 문화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것을 극장을 위해 만들려 했을 뿐 접근 방식은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휴먼 드라마와 장르성을 엮는 것이 초반부터 설계가 돼 있으면 콘셉트가 훨씬 더 '부산행'에 가까웠을텐데 '군체'는 그렇지 않다"면서 신파 없이 진화하는 좀비, 집단적으로 사고하는 좀비에 초점을 맞춘 '군체'의 차별점을 강조했따.
연상호 감독은 이같은 좀비들의 '집단 지성'을 통해 현대사회의 집단적 사고, AI 등의 이야기를 은유하려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이같이 독특한 '군체' 속 좀비 설정에 대해 "AI일수도 있고 현대사회 정보교류 집단의식일 수도 있다"면서 "어떠한 동작을 하면 공포가 생겨날 것인지를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속도감'에 신경을 쓰며 168페이지 시나리오로 출발한 '군체'를 다듬어 나갔다는 연 감독은 "어떻게 보면 방탈출 게임과 비슷한 점이 있다. 열쇠를 알아내고 체험을 해야 한다. 그런 걸 영화적으로 녹이려고 노력을 했다. 나중에 직관적으로 전달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두고, 적정 난이도를 고심했다. 테스트 시사를 하며 그걸 조정했던 것 같다"고도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그 전에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를 했지만 본격 실사 상업영화로 알려진 게 좀비영화다보니 아무래도 (좀비가) 각별하다. 이렇게 좀비 영화 여러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사회 현상이라든지 하는 걸 장르로 풀 때는 좀비가 떠오른다. 좀비 자체가 주는 재미가 있다. 다른 설정이 물고물고 생각날 때도 있는데 끝이 없는 것 같다"면서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애초 좀비의 탄생 자체가 당대성이 있는 것 같다. 당대가 가진 잠재적 공포 같은 것이 형상화해 나타난 것이 좀비이기 때문에. 좀비라는 존재가 엄청나게 매력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이다.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등이 출연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 관객과 먼저 만났던 '군체'는 지난 21일 개봉 이후 나흘 만에 100만 명, 닷새 만에 200만 명을 차례로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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