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소리 하나로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남자" – 허각의 이야기
2017년 12월, 허각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서른셋.
갑상선암은 비교적 완치율이 높은 암이지만, 허각에게 이 병은 단순한 질환이 아니었습니다.

가수로서, 그리고 노래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곧 생명을 잃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시기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대로 노래를 못하게 되면… 나는 뭘 하며 살아야 하나."
노래 외엔 다른 삶을 상상해본 적 없었던 허각에게, 목에 생긴 암은 운명을 뒤흔드는 사건이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도 그는 무대에 섰습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콘서트를 강행했고, 무대 위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혹시 그 무대가 내 마지막일까 봐… 그냥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초기 발견이었던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허각은 목이 완전히 쉬어버리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처음 팬들 앞에서 수술 후 목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팬들은 그가 들려준 가라앉고 허스키한 소리에 말을 잃었습니다.
그조차도 “이제 진짜 끝인가”라는 생각을 했을 만큼, 미래는 불확실했습니다.

그렇게 허각은 무대에서 물러나 약 11개월 동안 노래를 하지 못한 채 침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의사의 권고에 따라 발성 연습도 하지 않았고, 무대에도 설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1년 뒤, 허각은 다시 무대에 올랐고, 그 순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합니다.”
무대 아래에는 눈물을 훔치는 팬들이 있었고, 그가 들려준 목소리는 예전보다 더 낮고, 더 깊고, 더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컴백’이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이자 기적이었습니다.

허각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로 기억됩니다.
슈퍼스타K2 당시 이승철은 그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장 교과서적인 가창력, 하지만 그 이상입니다.“
“그는 사람 마음을 울리는 가수입니다.”

허각은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보컬입니다.
진성 기준 최고 음역은 3옥타브 레(D5), 가성 기준 최고는 **3옥타브 미(E5)**까지 소화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단순한 고음이 아닙니다.

그는 2옥타브 후반에서 3옥타브 초반까지의 중고음 구간에서 폭발적인 감정을 담아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의 벨팅과 비브라토, 미세한 스크래치 창법은 감정을 직접 목소리에 녹여내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그의 곡들은 커버하기 어렵습니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Hello’, ‘하늘을 달리다’ 등 대표곡은 단순히 음정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음정은 맞춰도, 허각 특유의 감정의 깊이와 울림을 구현하지 못하면 전혀 다른 노래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음은 맞췄는데, 허각 느낌은 못 살렸어.”
“가슴이 먹먹하지 않았어.”

한국 가요계에는 오랫동안 ‘발라드 보컬의 전설’로 불리는 가수들이 있습니다.
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를 묶어 ‘김나박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지금도 그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이후 세대에서 그 명맥을 잇는 보컬리스트들을 가리켜 ‘허용별’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바로 허각, 신용재, 임한별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각은 ‘허용별’ 가운데서도 가장 극적인 서사와 압도적인 가창력, 그리고 무대를 장악하는 감정선을 가진 가수로 평가받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뛰어넘고, 진짜 실력과 스토리로 입지를 굳힌 인물입니다.
수많은 신인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가요계에서,허각은 노래의 힘으로 그 자리를 지켜낸 몇 안 되는 가수 중 하나입니다.

허각은 말합니다.
“나는 사람들 가슴에 감동을 불어넣기 위해 노래합니다.”
“암도 이겨냈고, 목소리도 되찾았어요.“
“이젠 그 목소리로,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싶어요.”

허각은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닙니다.
노래를 통해 삶을 증명해낸 사람, 그리고목소리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의 노래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는 이유는그 안에 고통도, 진심도, 그리고 회복의 힘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