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부활한다" 기아가 현대 눈치 안 보고 검토 시작한 모하비 후속 SUV

◆ 기아, 타스만 기반 바디온프레임 SUV 개발 공식 검토… 정통 오프로더 시장 노린다

기아자동차가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을 기반으로 한 정통 바디온프레임(Body-on-Frame) SUV 개발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루머 수준을 넘어 기아 핵심 임원이 직접 언급한 사안으로,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아 중대형차 섀시 설계센터 강동훈 부사장은 2025년 8월 호주 자동차 전문 매체 드라이브(Drive)와의 인터뷰에서 "바디온프레임 SUV에 대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타스만 개발이 2019년부터 시작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SUV는 이미 기반이 마련돼 있어 더 빠른 속도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는 기아 차원의 공식 개발 발표가 아닌 내부 검토 사실의 확인이며, 양산 승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중동·아프리카·남미 등 복수의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입증될 경우에만 정식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 타스만 픽업이 열어놓은 플랫폼, SUV로 확장 가능성

기아 타스만은 한국 브랜드 최초의 정통 바디온프레임 중형 픽업트럭으로, 2024년 10월 세계 최초 공개 이후 한국과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됐다. 한국 내수 시장에서는 다이내믹 4×2 트림 기준 3,750만 원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X-프로 4×4가 5,240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출시 약 한 달 만에 계약 건수 4,000건을 돌파했다.

타스만의 플랫폼이 SUV 파생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이미 검증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하이럭스를 기반으로 포춘어를, 포드는 레인저 기반으로 에버레스트를, 이스즈는 D맥스를 기반으로 MU-X를 탄생시켰다. 기아 역시 타스만의 강화 사다리형 프레임 플랫폼을 활용하면 별도의 대규모 투자 없이 SUV 파생 모델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 렌더링으로 엿본 디자인 방향성

공식 양산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여러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렌더링이 공개되어 타스만 SUV의 외관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렌더링에서는 픽업트럭의 화물칸 공간에 루프와 유리창을 씌운 형태로, 해당 공간을 트렁크 또는 3열 시트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했다.

타스만 고유의 수직형 헤드램프와 굵직한 펜더 라인 등 강인한 디자인 DNA는 SUV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는 타스만 픽업과 동일한 대시보드, 계기판과 멀티미디어 통합 듀얼 스크린, 도어트림 구성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렌더링에 기반한 예상이며, 최종 디자인은 기아 공식 개발 착수 이후에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 파워트레인, 타스만 픽업 기반 구성 이식 가능성

타스만 SUV에는 현재 타스만 픽업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이 이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내수 시장용 타스만에는 2.5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이 적용되며 최고출력 207킬로와트(약 281마력), 최대토크 422뉴턴미터를 발휘한다. 호주를 포함한 해외 시장 모델에는 2.2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54킬로와트(약 209마력), 최대토크 441뉴턴미터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이 같은 파워트레인 구성이 SUV 버전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기아가 공식 확인하지 않은 예상 수준이다.

기아 호주 제품 기획 총괄 롤랜드 리베로(Roland Rivero)는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는 전동화 개발도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BYD 샤크 6 등 전동화 픽업과의 경쟁 및 호주의 신차 배출가스 규제 대응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모하비 빈자리 채울 '구원투수'로 주목

기아 타스만 SUV가 국내외에서 유독 주목받는 배경에는 모하비의 단종이 자리하고 있다. 기아의 전통적 바디온프레임 대형 SUV였던 모하비가 단종되면서 해당 세그먼트의 공백이 생겼고, 이를 메울 후속 모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효하다. 업계에서는 타스만 기반 SUV가 사실상 모하비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토요타 포춘어, 랜드크루저 프라도, 포드 에버레스트, 이스즈 MU-X 등 바디온프레임 SUV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기아의 개발 검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 타스만의 호주 판매 부진, SUV 출시 전략에 변수 될 수도

타스만 픽업의 글로벌 판매 흐름이 기아의 SUV 확장 전략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호주 시장에서 타스만은 예측 판매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기록했으며, 기아는 당초 2026년 목표로 제시했던 2만 대 납품 일정을 뒤로 미뤄야 했다. 이에 따라 타스만 SUV 개발 계획은 현재 사실상 보류 상태에 놓여 있으며, 기아 내부에서도 픽업트럭의 판매 회복이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기아 호주 제품 기획 총괄 롤랜드 리베로는 "타스만의 판매가 궤도에 올라야 추가 바디 스타일도 검토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다만 기아는 전동화 파생 모델 개발은 별도로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SUV 프로젝트 전체가 백지화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가능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 한국 시장 출시 여부와 전망

현재 타스만 SUV는 공식 양산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한국 시장 출시 여부 역시 미정이다. 다만 기아가 타스만 픽업을 한국 내수 시장에 먼저 정식 출시한 점, 모하비 단종 이후 바디온프레임 SUV에 대한 국내 소비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SUV 버전 역시 글로벌 론칭 시 한국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최종 양산 승인 및 출시 시기는 타스만 픽업의 글로벌 판매 성과와 기아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으며, 픽업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기점으로 개발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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