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엔 댕댕이도 쉬고 싶다"···반려견과 여행가는 MZ 공략
추석 연휴 소노펫에서 펫 운동회 개최
2030 여성층 반려견 동반 여행 주도
호텔·리조트 업계가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하다. 올해 추석 연휴가 5일간 이어지면서 반려견과 같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수요가 커지면서다. 특히 2030세대, 여성이 반려견 동반 여행에 적극적인 점을 겨냥해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반려견과 견주가 어떠한 장애 없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 호텔 ‘키녹’을 지난달 말 오픈해 운영 중이다. 호텔 개관 후 첫 성수기인 추석 연휴를 맞는 만큼 호텔은 반려견을 동반한 여행객에 기대감이 높다.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에 위치한 키녹은 34실에 달하는 전체 객실이 반려견과 동반 투숙이 가능한 국내 유일한 호텔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펫 프렌들리(친반려동물) 호텔·리조트가 일부 객실만을 반려견이 이용할 수 있게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호텔 곳곳이 반려견의 시점에서 설계됐다. 모든 객실에는 의자가 다 접힌 채 장식장에 걸린 게 대표적이다. 방 안에서도 반려견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욕실에는 투숙객이 쓰는 샤워실과는 별도로 반려견을 위한 샤워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의 배수관은 털이 빠져도 막히지 않도록 기존 대비 2.5~3배가량 큰 대구경을 썼다. 사람보다 훨씬 예민한 시각, 청각을 지닌 반려견을 고려해 객실의 모든 조명은 깜빡임 없는 제품을 사용했다. 초인종 대신 침대 옆, 욕실 내부 등에 빨간불이 켜지는 초인등을 도입한 것도 호텔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모든 객실은 야외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통창과 소파를 마련했다. 소파는 반려견도 올라와 통창 뷰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키녹의 전체 직원들은 펫 매니저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호텔 내 반려견 훈련사도 상주하고 있다. 펫 프렌들리를 넘어서 반려견을 위한 호텔로 자리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증한다.
이미 펫프렌들리 리조트로 입소문을 탄 강원도 홍천의 소노펫 비발디파크에서는 추석 연휴 반려동물을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17일까지 반려동물이 참여하는 명랑운동회 ‘달려라 댕댕이’를 비롯해 현장 특별 강습이 제공되는 미니 어질리티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추석 한정 펫 식음메뉴인 ‘멍 식혜’ ‘멍 디저트’ 등도 판매된다.
소노펠리체CC 비발디파크 마운틴에서는 반려견과 동반한 골프 라운딩도 즐길 수 있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는 팀당 한 마리의 반려견으로 제한된다. 보호자의 그린피 외 주중 4만 원, 주말과 공휴일 6만 원(18홀 기준)의 펫 그린피가 추가된다. 법적 맹견과 일부 공격성이 강한 견종은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조선팰리스서울 강남에선 반려견 건강에 초점을 맞춰 웰컴 어메니티와 식음 이용권을 제공하는 패키지를 ‘나이트 아웃 위드 마이 펫 시즌 4’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반려견을 키우는 시대인 만큼 연휴를 반려견과 함께 보내는 문화가 점차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 세대일수록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을 선호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 여행 플랫폼 ‘반려생활’에 따르면 30대 여성 회원이 33.5%로 가장 많았다. 20대 여성이 22.7%로 뒤를 이었다. 숙박 예약을 하는 연령대 역시 30대 여성이 26.6%, 20대 여성이 17.1%였다.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테마로는 견생샷(개의 사진이 잘 나오는) 명소(35%), 이색체험·액티비티(10.7%), 반려견 전용 해변(6.2%) 등이 손꼽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려견과 관련해서는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점도 업계가 반려견 양육 인구에 주목하는 이유”라며 “‘펫셔리(펫+럭셔리)’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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