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수, 전화 걸어서 "이해가 안돼"…군검사 "많이 당황했다"

박현준 기자 2023. 3. 1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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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준장)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재판에서 전 전 실장이 당시 수사 군검사와 통화를 나눈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전 전 실장은 지난 2021년 7월16일 자신에게 사건 보안 정보를 전달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 A씨에게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거나 수사 내용을 확인하려 하는 등 위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날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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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면담강요 등 혐의…법정서 당시 통화 재생
당시 군검사 "많이 당황…부적절한 처사"
인사상 불이익 대해선 쉽게 답 못하기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이 지난 1월1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故) 이예람 사건 수사 기밀 유출 및 무마 혐의 관련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 수사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준장)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재판에서 전 전 실장이 당시 수사 군검사와 통화를 나눈 녹음파일이 재생됐다.

군검사는 "수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걸 당연히 알고 있을텐데 왜 묻는지 궁금했고 많이 당황했다"면서도, 현재 심정과 관련해 차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 "걱정이 안 된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불편한 마음을 털어놨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실장 외 2명의 5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전 전 실장은 지난 2021년 7월16일 자신에게 사건 보안 정보를 전달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 A씨에게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거나 수사 내용을 확인하려 하는 등 위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날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A씨와 전 전 실장 간의 통화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여기서 전 전 실장은 A씨에게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B군무원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보면 마치 내가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처럼 돼 있다던데 그게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A씨가 "죄송한데 (영장) 청구 내용이라 답변이 어렵다"며 즉답을 피하자 전 전 실장은 "사실이 아닌 내용 아니냐"며 "어떤 부분을 근거로 했는지 이해가 안 돼서 그런다"라며 재차 물었다. A씨가 답변하지 않자 전 전 실장은 "아니 그게 함부로 기재를 했나 싶어가지고. 담당 검사니까 증거가 있으니 기재했을 것 아닌가", "기재했으면 이유를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질문을 반복하다 통화가 종료됐다.

전 전 실장의 반복된 질문에 대해 A씨는 "공군 검찰 책임에 정점이 있는 분이 너무나 부적절한 처사를 한 것"이라며 "B군무원의 수사검사인 저에게 전화한 것 자체가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수사가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걸, 조금이라도 수사해 본 법조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텐데, 이를 왜 묻는지에 대한 부분이 궁금했고, 많이 당황했다"라고도 언급했다.

반면 전 전 실장 측은 당시 전 전 실장이 공무상 비밀 누설을 지시한 적이 없는데 '지시했다'고 영장 청구서에 기재돼 있다는 말을 듣고 단순히 물어봤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전 전 실장이 위력을 행사한 게 아닌 예의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통화 내용에선 전 전 실장이 존댓말을 썼다.

이에 대해 A씨는 "예의라고 할만한 사이인지…"라고 말하며 쉽게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서도 '(전 전 실장이) 억울하다고 토로한 걸로 느껴지는데 어떻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취지로 느꼈다"고 대답했다.

한편 재판장은 A씨에게 전 전 실장이 법무병과 고위직 간부와 친분이 있으면 인사상 불이익 등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A씨는 "당시엔 사실 그렇게까진 걱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어떤가'라는 질문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지금의 상황과 오늘 증언을 하니 걱정 안 된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인 장모 중사(25)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장 중사의 구속심사 상황 등 수사 관련 정보를 전 전 실장에게 누설한 혐의를, C중령은 이 중사의 사생활을 왜곡해 이 중사의 죽음이 개인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처럼 기자들에게 전파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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