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가족끼리 자주 모였어요" 요즘은 '이때도' 귀찮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는 가족끼리 자주 모였어요. 주말만 되면 삼촌, 고모, 이모 할 것 없이 집에 모여서 왁자지껄하게 시간을 보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거실에 펼쳐진 돗자리 위로 국그릇과 반찬이 가득했었죠. 어른들은 제철 과일을 깎으면서 이야기를 나눴고, 아이들은 방에서 쌈지게임 하나로도 시간 가는 줄 몰랐죠.

그땐 그게 참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명절뿐만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어도 모이는 날들이 많았거든요. 누군가 "밥 한번 같이 먹자" 하면 정말로 다들 모였어요.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쪼개서 얼굴을 보려고 하던 마음이 있던 것 같아요. 그 시절엔 귀찮다는 말보다, 함께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요즘은, ‘이때도’ 귀찮다고 하더라구요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저도 어른이 되었어요. 언젠가부터는 가족끼리 모이자고 해도 "그냥 나중에 보자"거나 "이번에는 좀 귀찮아서..." 같은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어요. '이때도?' 싶은 순간들이 많아졌죠.

명절도 일 년에 한두 번의 의무처럼 느껴지고, 평소에는 서로 연락하는 일조차 줄어드는 것 같아요. 어릴 땐 그렇게 쉬웠던 가족과의 만남이, 지금은 시간 내기도 마음 먹기도 참 어려워요. 이유를 따지고 보면 다들 바쁘기도 하고, 일상에 지쳐 여유가 없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어쩐지 서운함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함께이고 싶어요

가족끼리 자주 모이던 시절이 그리운 건, 단순히 즐거웠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그때 느꼈던 따뜻함, 안전한 느낌, 그리고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해주는 시간들이었거든요. 편하고 익숙해서 더욱 특별했던 그 순간들을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이유겠죠.

요즘도 가끔은 용기 내서 전화해봐요. 바쁜 와중에도 목소리를 들으면 괜히 마음이 놓여요. "이번 주말 밥 먹을래?" 하고 먼저 말 꺼내보면, 생각보다 쉽게 약속이 잡힐 때도 있어요. 다들 귀찮다고 말하지만,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해요. 마음을 건네는 일은 늘 한 걸음 먼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천천히, 다시 연결되는 사이

예전처럼 자주 모이기는 어렵겠지만, 방법은 달라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영상통화로 얼굴을 보거나, 같은 영화를 보고 따로 얘기 나누는 식이 될 수도 있겠죠.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아도, 마음이 닿는 방법은 다양하니까요.

중요한 건 거리를 좁히려는 작은 시도들 아닐까요. 귀찮다는 이유로 자꾸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너무 멀어질지도 몰라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이때도?'를 '지금이 딱 좋은 때지!'로 바꿔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