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큼 땅만큼 사랑받길"...제주 화살 피습견 ‘천지’, 1년 만에 입양된 감동의 결말

1년 전, 믿기 힘든 구조 이야기
혼디도

제주도의 한 마을 도로변에서 발견된 강아지 한 마리. 그 개의 몸엔 70cm짜리 양궁 화살이 깊게 박혀 있었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절뚝이며 걷던 그 개는, 다행히 지나가던 주민의 신고로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구조 당시 개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었고, 화살은 몸통을 완전히 관통한 상태였습니다. 힘겹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도망치거나 짖지도 못한 채, 그저 사람들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는데요.

이 강아지에게 ‘천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름처럼, 하늘과 땅을 다 뒤흔들 만큼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동시에 이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마음도 그만큼 뜨거웠습니다.

범인을 잡기까지 7개월이 걸렸습니다

천지를 향해 활을 쏜 범인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수개월 동안 48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탐문 수사를 이어갔고, 결국 올해 3월 한 남성을 용의자로 특정해 검거했습니다.

이 남성은 해외 직구로 화살을 구매하고, 직접 만든 활로 천지를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과거 닭을 들개에게 잃은 일이 있었고, 그 분풀이로 길을 걷던 낯선 개에게 화살을 쏘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천지는 그 남성의 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기견이었습니다. 엉뚱한 생명에게 향한 폭력은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이 사건은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쉽지 않았던 회복과 입양 준비
제주시

구조 직후, 천지는 제주에서 화살 제거 수술과 중성화 수술을 받으며 회복을 시작했습니다. 나이는 8~10살로 추정되는 노령견이었고, 치아는 모두 상해 있어 치료 자체도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학대 트라우마가 남아 있어 사람의 손길에 쉽게 놀라고 몸을 움찔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천지를 위해 여러 독지가들이 힘을 보탰고, 경기도의 한 동물 훈련소에서 1년 넘게 심리 회복 훈련을 받았습니다.

훈련을 거치며 천지는 점차 밝은 표정을 되찾기 시작했고, 다시 사람과 교감하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그 시간을 함께한 보호단체는 “천지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며 감동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뉴욕으로 향한 천지

천지는 마침내 미국 뉴욕에 사는 입양가정으로 향하게 됐습니다. 이동 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준 새 가족이 천지를 품에 안게 된 것입니다.

입양을 결정한 이는 뉴욕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에이미(가명)’ 씨로, 천지의 사연을 접하고 “트라우마를 지닌 강아지에게 따뜻한 집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입양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천지를 정성껏 돌봐온 제주동물사랑실천 단체 대표는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여정이었다”며, 이번 사례가 동물 학대 문제에 대한 경각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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