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당시 43만명만 모았는데...넷플릭스 공개되자 1위한 한국영화

극장 흥행 실패 딛고…'악마가 이사왔다', 넷플릭스 역주행 신화 쓰다!

지난 8월 극장가에서 손익분기점(17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43만 명의 누적 관객 수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던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가 스트리밍 플랫폼(OTT)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넷플릭스 공개 단 이틀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극장 흥행 부진을 극복하고 숨은 명작으로 인정받는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변하는 독특한 능력의 소유자 선지(임윤아)와 그녀를 감시하는 기묘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그린 ‘악마 들린 코미디’다. 영화의 연출은 전작 ‘엑시트’로 무려 94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이상근 감독이 맡았으며, 임윤아, 안보현 외에도 성동일, 주현영 등 탄탄한 조연진이 합류해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봉 당시 영화는 기대와 달리 ‘좀비딸’ 등 경쟁작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25일 넷플릭스에 서비스되기 시작하자마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커미션', '천국은 없다', '프랑켄슈타인' 등 국내외 쟁쟁한 경쟁작들을 빠르게 제치고 27일 만에 넷플릭스 한국 영화 부문 정상에 올랐으며, 현재도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역주행 흥행’의 배경에는 이상근 감독 특유의 따뜻한 유머 감각과 세심한 캐릭터 연출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 ‘엑시트’의 팬들을 위한 재치 있는 오마주를 곳곳에 심어두었다. 극 중 숨겨진 숫자 ‘942’(엑시트 관객 수)나, 공항 버스 노선 스티커에 등장하는 ‘암길동’ 등 깨알 같은 팬 서비스는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한, 평범한 청년 백수 길구를 통해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끌어내는 감독 특유의 캐릭터 구축 방식이 OTT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공감을 얻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앙상블 역시 관객 반응을 끌어올린 핵심 요소다. 임윤아는 천사 같은 외모와 악마 같은 본성을 오가는 팔색조 연기로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특히, 안보현은 순박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길구 캐릭터를 통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연기력까지 공인받았다.

만화적인 설정과 코믹한 전개를 취하고 있지만, ‘악마가 이사왔다’의 진정한 매력은 그 안에 담긴 청춘의 따뜻한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에 있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다정함을 나누는 청춘들의 모습은 OTT 주 시청층인 젊은 세대에게 깊은 공감과 '의외의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웹툰·웹소설 원작이 주류인 최근 영화들과 달리, 이상근 감독의 창작 원안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역시 작품의 독창성을 더하며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재 ‘악마가 이사왔다’는 넷플릭스 외에도 IPTV(KT 지니 TV, SK Btv, LG U+ TV), 디지털케이블TV(홈초이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구글플레이, Apple TV 등 다양한 VOD 플랫폼에서 시청 가능하며, 112분 상영 시간의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다. 극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OTT에서 만개한 이 영화가 K-무비의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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