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없으면 10승 2패' 레이커스의 불편한 진실

[점프볼=이규빈 기자] 르브론이 없고 돈치치와 리브스가 있는 레이커스는 강력하다.
LA 레이커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NBA 정규리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120-106으로 승리했다.
의외의 승리였다. 레이커스는 최근 부진에 빠졌고, 무엇보다 강팀 상대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서부 4위 미네소타를 만나 당연히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승리 원동력은 수비였다. 이것조차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레이커스가 보통 강팀을 잡는 시나리오는 루카 돈치치와 오스틴 리브스, 르브론 제임스 등 빅3의 화력을 앞세워 클러치 타임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공격이 아닌 수비가 돋보였다. 마커스 스마트가 뛰어난 수비력을 뽐냈고, 여기에 제이크 라라비아, 재러드 반더빌트 등의 수비도 좋았다. 심지어 골칫덩이던 디안드레 에이튼마저 든든하게 골밑을 지키며 미네소타 공격을 봉쇄했다.
3쿼터 종료 시점, 미네소타는 단 68점에 그칠 정도였다. 앤서니 에드워즈, 줄리어스 랜들, 제이든 맥다니엘스 등 주전들이 총출동한 결과가 이거였다.
여기에 공격에서는 원투펀치인 돈치치(31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와 리브스(31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모처럼 나온 강팀 상대로 완벽한 승리였다. 마치 시즌 초반의 레이커스를 보는 듯한 경기력이었다.

잘 나갔던 시즌 초반과 이날 경기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르브론의 부재다.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르브론 없이 돈치치와 리브스가 같이 뛸 때는 10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적이다. 그렇다고 약팀 상대로만 쌓은 승리가 아닌 기록이다.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원인은 르브론의 눈에 띄는 기량 하락이다. 매년 노쇠화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던 르브론이 마침내 노쇠화를 겪고 있다. 평균 21.4점 7어시스트 5.6리바운드로 여전히 준수하지만, 이제는 MVP급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조합 문제도 있다. 돈치치, 르브론, 리브스는 모두 공을 들고 플레이하는 게 익숙한 선수들이다. 특히 르브론과 돈치치는 공 소유 시간이 길다. 당연히 두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함께 뛸 때는 누군가는 공을 잡을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중반에 돈치치가 합류했을 때는 르브론이 돈치치에게 양보했다. 공 소유 시간을 줄이고, 오프더볼 움직임과 슈터 역할을 맡으며 돈치치와 공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3점슛 성공률이 37.6%에서 31.3%로 급락하며 슈터로 활용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부상과 노쇠화로 활동량도 줄었다.
여기에 리브스의 성장까지 겹쳤다. 지난 시즌 평균 20.2점 5.8어시스트로 올스타급 가드로 성장한 리브스는 이번 시즌 평균 23.7점 5.5어시스트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돈치치와 르브론의 공존도 어려운데, 리브스에도 공격 기회를 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돈치치, 르브론, 리브스는 모두 수비에 약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갈수록 약한 수비수를 공략하는 매치업 헌팅이 심해지는 NBA 추세에서 수비가 약한 선수 3명을 동시에 투입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다. 실제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호되게 당한 원인도 이거였다.

JJ 레딕 감독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르브론이 없을 때 레이커스가 좋아 보이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는 "세 선수 모두 공을 들고 공격하는 것이 편안하다. 세 선수 모두 슈퍼스타 레벨의 선수들로 각자 개성과 욕심이 있다. 리브스와 돈치치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서열 정리가 된다. 르브론과 나머지 선수들은 트레이닝 캠프에서 맞춰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나아질 것이고, 르브론은 오직 승리만을 원한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나온 내용과 비슷한 얘기다. 결국 공을 들고 공격해야 하는 세 선수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세 선수를 보조할 수비에 능한 자원도 적다.
결국 모든 방향성이 르브론의 이적을 가리키고 있다. 르브론은 이미 지난 오프시즌에 연장 계약 관련 문제로 레이커스 수뇌부와 갈등이 있었고, 레이커스 수뇌부도 돈치치와 연장 계약을 체결했으나, 르브론에는 제안조차 하지 않았다. 현재 분위기는 시즌 후 FA가 되는 르브론이 다음 시즌에도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당장 급한 것은 이번 시즌 성적이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지만, 어쨌든 서부 4위에 위치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실한 상태다. 과연 레딕 감독이 남은 시즌에 빅3의 공존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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