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정욕> ((Ab)normal Desire, 2023)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다섯 명의 인물이 예상치 못한 계기를 통해 서로가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 <정욕>은 아사이 료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이색적인 성 욕구인 '물 페티시' 성향을 보인 주인공들을 통해 옳고 그른 욕망이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로 일본 사회에 화두를 던져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2021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 50만 부를 돌파, 다시 한번 아사이 료의 대표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정욕>은 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2022년 서점 대상 4위, 오디오 북 대상 2023 무제한 청취 부문 대상 등을 기록했다.
영화 <정욕>의 감독 기시 요시유키는 원작 소설을 본 후 "다양한 성적 욕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다"라고 밝혔다.
"'다양성'이라는 언어의 의미를 날카롭게 묻는 것 같아서 충격이었다"라고 전한 그는 '다양성'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전하며 소설에 빠지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
본격적인 영화화에 앞서, 기시 요시유키 감독은 소설 속 등장인물의 성적 취향이 '보통'의 이해와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작가 아사이 료와 몇 번의 미팅을 통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인물들의 심리를 이해하려는 논의 과정을 거치는 등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평소에는 배우의 연기에 자율성을 부여하던 기시 요시유키 감독도 이번에는 어떻게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 배우들과 토론하며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밝히기도.
<정욕>의 주인공은 사회적인 연결과 교류의 중요성을 굳게 믿고 있는 지역 검사 '데라이 히로키'다.
번듯한 직장과 가정이 있는 남부러운 것 없는 이상적인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초등학생 아들이 갑작스레 등교를 거부하고 유튜버를 하겠다고 선언해 고민이 깊다.
이상 성 욕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절도 사건 등 소수자의 사건을 맡게 되지만, '데라이 히로키'는 다양성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는 가장 '보통'의 현대 사회인으로, 점점 갈등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데라이 히로키' 역할은 일본 전설의 아이돌로 회자되고 있는 가수로, '스맙(SMAP)'으로 데뷔, 그룹 생활뿐만 아니라 연기, 방송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만능 엔터테이너 이나가키 고로가 맡았다.
이나가키 고로는 영화 제작 전부터 원작 소설을 읽으며 영화로 제작되는 건 어려울 거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시 요시유키의 각본을 받고 "'데라이 히로키'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것은 기쁨이면서 도전적인 작품이었다"라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어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 역할에 대해 "아들을 가진 아버지의 기분을 상상하고 자녀가 있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참고해 역할을 만들어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라가키 유이가 연기한 '기류 나쓰키'는 자신의 독특한 성적 취향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사회와의 단절을 선택한 침구 판매원으로, '보통'의 또래 여성들과 관심사가 전혀 다른 '물 페티시' 소유자다.
그 때문에 친구, 동료, 가족들과 거리를 두게 되던 중 학창 시절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던 '사사키 요시미치'(이소무라 하야토)와 재회,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세상에 혼자가 아님을 깨닫고 희망을 품게 된다.
원작 소설을 읽은 아라가키 유이는 소설의 첫인상에 대해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물 페티시'라는 평범하지 않은 성 욕구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상상력에 의존해야 하는 점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다고.
아라가키 유이는 관객들에게 '정욕'을 통해 '바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를 묻고 그것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욕>에는 물보라처럼 생동감 넘치는 물에 매력을 느끼는 '물 페티시' 소유자로, 대학교 댄스 동아리에서 활약하는 '모로하시 다이야'(사토 간타)가 등장한다.
누가 봐도 호감형의 미남이지만 자신의 성적 취향을 숨긴 채 아웃사이더로 지내며 모든 관계를 거부하던 중 한 유튜버로 인해 '사사키 요시미치'와 엮이게 된다.
여기에 '모로하시 다이야'와 대학 동문이자, 다양성의 중요성을 믿는 대학생 '간베 야에코'(히가시노 아야카)는 다양성을 주제로 한 축제를 기획하면서, '모로하시 다이야'에게 관심을 가진다.
트라우마로 인해 남자와 있으면 몸이 거부하지만, '다이야'와 함께 있으면 불안감 대신 편안함을 느낀다.

이렇게 <정욕>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오랜 기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디테일하게 전달했던 기시 요시유키 감독은 <정욕>을 통해서도 진정한 인간 군상의 감정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어도 사소한 대화로 웃을 일이 있듯이, 인물들이 절망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한 기시 요시유키 감독은 "회사나 학교 같은 사회생활을 할 때와 일상을 보낼 때는 다른 표정과 얼굴, 성격을 지니고 있다. 본인의 진짜 얼굴은 남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는 독특한 취향을 지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마음이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색적인 성적 욕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우리의 원래 모습은 무엇인가?', '다양성'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질문해 보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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