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처럼 개발될 곳, 국토부가 콕 찍었다

국토부,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 16곳 선정

국토부가 제2의 용산 후보지를 찍었습니다. 7월 초 국토부가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했죠. 규제를 대폭 풀어서 개발할 가치가 있다고 국토부가 공언한 셈이라 시장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번에 선정한 후보지가 16곳이나 되는데요. 일단 공간혁신구역이라는게 뭔지부터 지역별로 위치와 개발구상은 어떻게 되는지까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밀도·높이 규제 철폐…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만든 ‘White Zone’ 도입

‘공간혁신구역’의 시작은 지난해 1월 발표된 ‘도시계획 혁신방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20세기에 만든 도시계획 제도의 경직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화이트 존’ 도입을 천명했죠.

화이트 존은 싱가포르의 제도로, 특정 지역에 용도지역제를 배제하고 지자체가 자유롭게 건폐율·용적률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노후 항만 배후단지를 복합단지로 재개발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를 모범사례로 들었습니다.

이 방안은 사실 앞서 발표된 서울시 용산정비창 개발의 지원사격이기도 했습니다. 부동산이 꺾이면서 사업성 확보가 숙제로 떠올랐거든요. 결국 용산을 개발하기 위한 도구이니, 같은 도구로 조성되는 곳은 제2의 용산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공간혁신구역은 법제화를 거쳐 8월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규제의 내용에 따라 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으로 나뉘는데 이번 후보지들은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공간혁신구역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서울, 양재역·김포공항역 등 총 4곳 후보 올라

서울에는 총 4곳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주요 교통거점인 양재역, 김포공항역, 청량리역 일대가 후보로 선정됐고,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공군부대 부지도 포함됐습니다.

GTX-C가 경유하는 양재역은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됩니다. 구청 부지를 활용해서 구청과 구의회를 비롯해 업무시설 등을 갖춘 입체복합타운으로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김포공항역은 주차장 부지에다 첨단산업 R&D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다중환승역 특성을 살려서 미래형 교통허브시설도 배치합니다.

청량리역도 고밀복합개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업무시설, 일자리 지원시설, 광역환승센터 등을 짓는다고 하고요. 금천구 독산동의 공군부대는 군 시설을 압축하고, 그 자리에 첨단산업, 복합업무, 주거시설 등을 세운다는 계획이네요.

수도권 후보 총 4곳, 광명 등 교통거점 중심

수도권에서는 광명과 양주, 의정부, 인천이 각각 1곳씩 후보에 올랐습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교통거점입니다. 인천도 인천역이 대상지로 거론되었는데, 개발방향이 약간 다른 편입니다.

KTX광명역 일대는 호텔, 업무시설, 지식산업센터, 컨벤션센터 등을 짓고, 양주는 덕정역 군부대 이전부지에 GTX-C 환승센터와 함께 주거를 포함하는 복합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의정부역 역세권에는 복합환승센터를 포함한 복합시설을 짓습니다. 3층 높이의 입체 공원도 있고, 호텔이나 청년임대주택도 포함됐습니다. 인천역 일원에는 원도심 컴팩트시티를 만든다는 계획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남권 총 6곳, 충청권 총 2곳 후보지 선정

이번 후보지는 영남권 비중이 높습니다. 6곳이 후보지로 선정됐고요. 부산에서 2곳 이외에 울산, 양산, 상주, 통영에서 각 1곳씩 이름을 올렸습니다.

부산에서는 영도구 청학동의 옛 한국타이어 부지의 워터프론트 복합타운 계획이 선정됐고, 금정구 금사동의 옛 파크랜드 부지에 주거·산업 콤팩트타운을 만드는 계획이 포함되었습니다.

울산은 언양 임시 시외버스터미널에 청년일자리 관련 복합거점을 만든다고 하고, 양산은 부산대 양산캠퍼스를 주거·연구·산업 복합단지로 만든다고 합니다. 상주는 상주시청 이전부지를 고밀·압축개발할 계획이고, 통영은 문을 닫은 신아조선소 일대를 관광·상업·업무복합 시설로 만들 계획입니다.

충청권에도 두 곳이 포함되었습니다. 대전은 반석역 환승주차장에 청년주택과 주민편의시설을 지을 계획이고, 청주는 교직원 공제회 부지를 활용해서 공공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으로 후보지에 올랐습니다.

국토부가 뽑은 16개 구역은 이제 공간혁신구역 지정을 위한 법정절차를 밟게 됩니다. 지자체에서 계획을 입안하고, 심의를 거쳐 구역 지정을 마치게 되죠.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곳이라도 추후에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으니 동향을 지켜봐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