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시스템-스틱인베, 영구채·블록딜 '패키지 인수' 가능성 고개

서진시스템의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 제공=서진시스템

통신장비 케이스 기업 서진시스템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및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결합한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영구채 투자를 검토하면서 전동규 회장의 블록딜(대량매매) 물량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3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스틱인베는 영구채 외에 서진시스템 최대주주인 전 회장이 추진 중인 블록딜에 일부 물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채권 성격의 영구채와 보통주를 함께 담는 '패키지 딜' 구조로 파악된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영구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록딜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간의 거래로, 회사 차원에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영구채 및 블록딜 참여 여부에 대해 "상장사 관련 거래이자 진행 중인 딜과 관련된 사안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진시스템이 이번에 추진 중인 자금 조달 규모는 4700억원에 달한다. 영구채 3000억원과 전 회장의 블록딜 1687억원이 결합되는 구조다. 전 회장은 지난달 보유주식 250만주를 주당 6만7500원에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회사에 대여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확보된 자금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반도체 관련 시설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영구채 발행 추진 배경에는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시스템은 최근 수년간 미국 ESS 시장 대응을 위해 공격적인 설비투자(CAPEX)를 이어왔다. 지난해 연결 기준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2926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미국 현지 생산거점 구축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특성이 있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부채비율 상승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일반 회사채나 차입금과 달리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영구채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블록딜 참여를 통해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행 과정에서 변수도 존재한다. 전 회장은 블록딜 계획 공시 이후인 지난 5일 자회사 텍슨 차입 지원을 위해 개인 보유 주식 57만8035주를 추가 담보로 제공했다. 최근 공시 기준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주식은 183만주 수준이다. 당초 계획한 250만주와는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실제 블록딜 규모를 가용 물량 범위 내에서 조정하거나, 거래 종결 과정에서 기존 담보를 해소하는 구조가 활용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편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서진시스템의 올해 자금조달 규모는 65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회사는 지난 4월 18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시 토러스자산운용과 네오영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서진시스템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배경으로 미국 ESS 시장 확대를 꼽는다. 북미 고객사들의 현지 생산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생산시설 구축과 생산능력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진시스템은 SK온과 ESS 관련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미국 생산거점 구축과 추가 수주 대응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선행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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