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5 보고 사흘을 생각했습니다..' 픽사가 어른한테 한 말

토이스토리5, 보러 가기 전 마음의 준비를 못 했다

솔직히 말하면, 토이스토리5 개봉 소식이 나왔을 때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4편에서 이미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디가 떠나는 그 장면으로 충분했고, 거기서 끝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봤다. 그리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3일 동안 이 영화 생각만 했다.

토이스토리5 공식 포스터 — Disney·Pixar

토이스토리5는 어떤 영화인가 — 기본 정보

토이스토리5는 2026년 6월 17일 한국 개봉한 픽사의 31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시리즈 4편 이후 7년 만의 귀환이며, 감독은 앤드류 스탠튼이 맡았다.

이번 편의 시점은 제시다. 1, 2편에서 조연처럼 보였던 카우걸 제시가 이 영화의 중심에 선다. 스마트 태블릿이 장난감들 사이에 등장하면서 기존 장난감들과 충돌하는 구도—이것이 토이스토리5의 핵심 설정이다.

새로운 세상에 맞닥뜨린 장난감들

그리고 우디가 돌아온다. 4편 결말에서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났던 우디가 이 영화에 다시 등장한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극장을 선택할 이유가 됐다.

내가 멈춘 장면 — 스포일러 없이

스포일러를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말하겠다.

중심 캐릭터 제시의 결정적 순간

토이스토리5에서 울 준비를 했다. 어차피 픽사니까 울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근데 내가 울었던 장면은 내가 예상한 장면이 아니었다.

제시가 무언가를 결정하는 순간이 있다. 그 장면에서 한마디도 없었다. 음악도 거의 없었다. 그냥 그 표정 하나로—나는 그 장면에서 7살 때 처음 토이스토리를 봤던 기억이 났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눈물이 났다.

친숙한 얼굴들, 7년 만에 다시 만나다

이 영화가 무서운 건, 감동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누른다는 거다. 토이스토리5는 억지로 울리지 않는다. 그냥 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픽사가 이런 영화를 만들 때 진짜 무서운 건, 타이밍이다. 기뻐야 할 것 같은 장면에서 울고, 울어야 할 것 같은 장면에서 오히려 담담해진다. 내가 생각한 방향이 아닌 곳에서 무너지는 경험—토이스토리5가 그런 영화였다.

슬링키독의 눈빛

20~30대가 토이스토리5를 봐야 하는 이유

토이스토리5는 어린이 영화가 아니다. 물론 어린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짜 말을 거는 대상은, 1995년에 처음 토이스토리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다.

그때 5살이었으면 지금 35살이다. 그때 7살이었으면 지금 37살이다. 장난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어른이 된다는 게 어떤 감각인지 아는 사람들—토이스토리5는 그 사람들한테 무언가를 전달하려 한다.

토이스토리5 캐릭터 피규어 컬렉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장난감과 함께 자란 세대,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살아가는 세대. 그 간극을 이 영화가 가장 정확하게 짚는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뭔가가 묻힌 느낌—그걸 토이스토리5가 건드린다.

뭔지는 직접 봐야 안다. 말로 설명하면 반만 전달된다.

토이스토리5 공식 굿즈북

극장에서 내 옆에 앉은 분이 어른이었는데, 중반부부터 계속 손으로 눈을 닦고 있었다. 그 장면이 나는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토이스토리5는 혼자 봐도 울고, 옆에서 우는 사람 때문에 또 우는 영화다.

토이스토리5의 아쉬운 점도 솔직히

전부 완벽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아니다. 3편의 완성도와 비교하면 스토리 구조가 조금 단순하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중반부에서 속도가 붙다가 갑자기 고르게 펴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걸 해결해 주려는 시도가 살짝 무리해 보이기도 한다. 4편의 오픈엔딩이 좋았던 이유가 있었는데, 그걸 다시 닫으려는 움직임이 느껴졌달까. 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이건 최고 수준의 아쉬움이다. 어지간한 영화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는 건 확실하다.

토이스토리5, 이런 사람에게 강력 추천

토이스토리를 어릴 때 본 적 있는 사람, 어른이 됐는데 가끔 어릴 때 좋아했던 게 생각나는 사람, 애니메이션을 '어린이 영화'라고 무시했다가 픽사에 혼난 경험 있는 사람—전부 다 GO다. 반면 시리즈를 처음 보는 분이라면 1~4편의 맥락이 있어야 이 영화가 더 잘 들어오므로, 먼저 보고 오는 걸 추천한다.

평점은 4/5. 3편보다는 못하지만, 4편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토이스토리5를 보고 나는 3일을 생각했다. 이 영화가 나한테 어른이 된다는 게 뭔지를 다시 묻는 것 같아서. 픽사가 이 질문을 어른한테 던지는 방식이—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맞다고 해야 할지 틀렸다고 해야 할지. 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솔직히 궁금하다.

토이스토리5 새 캐릭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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