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최윤범 회장, 콘크리트 지분이 살렸다…시선은 내년으로

24일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총에서 득표 순위 2위로 경영권을 지켜낸 배경에는 우호 지분의 전략적 표 집중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지원 없이도 1위 득표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콘크리트 우호 지분이 상당히 두텁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 5인의 이사를 선임하는 이번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 크루서블 JV 측 추천인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가 가장 많은 찬성표를 얻어 1위로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이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최윤범 회장과 황덕남 사외이사가 주총 문턱을 넘었고 영풍·MBK 측이 제안한 최연석 MBK파트너스 파트너와 이선숙 스페이스서비스 감사 순으로 주총을 통과했다. 다만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박병욱 영풍 사외이사는 6위와 7위를 기록해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흥미로운 점은 상위 1~3위간 득표 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월터 후보가 1561만2555표, 최 회장이 1560만8378표로 차이가 약 4000표에 그쳤다.

앞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내역에 따르면 월터 후보는 찬성한 반면 최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선 '미행사'를 결정했다. 작년 말 기준 108만5959주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수는 총 540만주다. 산술적으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은 월터 후보가 압도적으로 득표율이 높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최 회장과 사실상 대등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 회장 콘크리트 지분이 1위와 거의 근접하도록 맞추려고 노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월터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예상하고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결집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의 도움 없이도 최 회장은 두번째로 높은 득표를 얻게 된 것이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 이사가 선임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8석, 영풍·MBK 파트너스 컨소시엄 5석, 미국 측 1석으로 재편됐다.

시장 시선은 이제 내년 고려아연 주총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박기덕 사장을 비롯해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의 임기가 2027년 3월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서대원·권순범·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이상훈·이형규·김경원·이재용·권광석 등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도는 한 차례 더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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