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붕괴 이제 시작” 미국, 2012년 이후 최악

부동산 급락 전세계로 확산

부동산 불안은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계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고,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부둥산 시장에 전운이 돌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 2012년 이후 최악

/플리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연준(Frb)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모기지(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건축, 판매, 심리 모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영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최근 연 6.31%로 1년 전보다 3.19%포인트 올랐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최근 내놓은 11월 신규 주택 허가 건수는 전달보다 11.2% 급감했다. 11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달보다 0.5% 감소했다. 특히 단독주택 착공은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나온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집계하는 12월 주택시장지수는 31로 코로나 사태로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2020년 4월(30)을 제외하면 2012년 6월(2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시장지수는 건설사들의 주택 경기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50을 기준선으로 해서 이를 밑돌면 부동산 경기가 저조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지수는 올 들어 매달 빠짐없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플리커

미국의 3분기 주택 투자는 연율로 무려 26%나 감소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규 주택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전체 투자가8.5% 감소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이미 상반기부터 신규 주택 착공이 급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달 대비 14.4% 감소했다. 월가 전망은 2.6% 감소였는데 감소폭이 훨씬 컸다. 그러면서 신규 주택 착공은 작년 4월 이후 13개월 사이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감원 소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은 인력의 8%를 줄이겠다고 했고, 컴패스는 10%를 감축한다고 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 시장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데 따른 여파다.

다만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하락은 양면성이 있다. 소비자물가의 30% 쯤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하락은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풍전등화 중국 부동산

/더비비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속도는 느리지만 금융 위기를 촉발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댄 왕 항셍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T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인프라나 주택 건설을 통한 경제 성장에 의존했던 오래된 모델은 본질적으로 끝났다”고 진단했다.

중국 현지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LGFV(지방정부융자기구)들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지경이고, 일부는 부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최근 “지난 8월 말 기업어음 미상환 상태에 빠진 LGFV는 43곳으로, 한달 전인 7월 말(27곳)에 비해 1.5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건설 현장에선 불안한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충격과 중국 정부 규제(투기단속) 등으로 자금이 부족해진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사를 줄줄이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더비비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완성 상태로 방치된 주택이 중국 전역에 200만채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입주를 못하게 된 중국인들은 모기지 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운동에 나서는 등 혼란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과정의 혼란은 대출 부실로 이어진다. 미국 시티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 부동산 대출의 29.1%(3000조원)가 ‘부실’로 집계됐다. FT는 “LGFV 채권의 대량 부도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 경제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고 했다.

유럽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과 관련해 “유럽 내 금융 및 주택시장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점치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세에 대해 “이제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기”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물가, 소득, 월세 등과 집값을 비교하면 부동산 시장은 30% 정도 과대 평가돼 있다”며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대출 규제, 경기 하락 등이 겹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과대 평가된 집값 하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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