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는 전국대회·부산은 국대…광주 e스포츠 ‘4년째 제자리’
부산, AG 국가대표 훈련·평가전 확보
광주, 2022 국대 평가전 무산 뒤 후속無
“통합특별시 차원 광역 운영계획 필요”

e스포츠를 지역 핵심 콘텐츠로 선점하려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e스포츠 도시'를 표방해 온 광주의 후속 전략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19일 전남광주시·부산광역시 등에 따르면 최근 여수시는 전국 단위 e스포츠 대회를, 부산시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훈련과 평가전을 각각 유치했다.
반면 광주는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2023년 대회 유치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2027 한국 롤드컵' 유치 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했다. 이후 "한 단계 낮은 규모의 국제·국내 대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유치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전국대회 선점한 부산·여수
여수시는 지난 16일 2027년 제19회 대통령배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와 제5회 전국 장애인 e스포츠 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대통령배 KeG는 2007년 시작된 전국 단위 아마추어 대회다. 지난 20년간 호남권 개최는 2023년 전북 군산 한 차례뿐으로, 광주·전남 지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배 대회는 내년 8월 여수진남실내체육관에서, 장애인 대회는 여수장애인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다. 두 대회 총사업비는 13억2100만원이며 이 가운데 국비는 6억7100만원이다. 선수단과 관계자, 관람객 등 45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는 별도의 대형 e스포츠 전용경기장 대신 기존 체육시설과 숙박·교통 여건을 활용해 전국 단위 대회를 유치했다.
부산은 공공 e스포츠 전용시설을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활용한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36명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말까지 부산e스포츠경기장에서 소집훈련을 진행한다.

2022년 광주서도 국대 평가전 추진
전남광주에서도 지난 2022년 비슷한 일정이 추진됐다.
당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페이커' 이상혁 등 국가대표 예비선수 10명이 광주에서 소집훈련을 하고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해외팀과 공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e스포츠협회는 평가전을 나흘 앞두고 행사를 연기했다. 중국팀 입국 문제와 해외팀 체류 부담, 선수·코치진의 일정 부담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공개 평가전은 결국 열리지 못했다.
당시 광주시는 평가전을 계기로 국제대회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국가대표 훈련이나 평가전을 다시 유치하지 못했다.
광주에는 주경기장 1005석 규모의 광주e스포츠경기장이 있다. 지난 2018년에는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롤드컵 4강전을 개최했다.

통합특별시, 광역 e스포츠 전략 짜야
전남광주시 출범을 계기로 광주와 전남의 시설을 대회 규모와 성격에 따라 나눠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e스포츠경기장은 중소 규모 대회와 선수 훈련, 팬 행사에 활용하고 여수 등 전남권의 대형 체육시설은 전국 단위 대회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숙박·관광·교통 자원을 함께 연계하면 광주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시설 한계도 일부 보완할 수 있다.
정연철 호남대 e스포츠산업학과장은 "처음부터 대형 대회만 좇기보다 중소 규모 리그와 청소년·아마추어 대회부터 꾸준히 열어 운영 경험과 민관 협력 기반을 쌓아야 한다"며 "대형 e스포츠 대회는 경기장 한 곳만으로 유치할 수 없다. 광주의 인프라와 전남의 숙박·교통·관광 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 광역 운영 계획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다변화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전 롤 프로게이머 '막눈' 윤하운은 "타 지자체의 유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버튜버와 서브컬처 등 새로운 분야의 거점화를 검토해야 한다"며 "지역 유망주 발굴 시스템 역시 전직 프로게이머나 업계 종사자 등 전문 인력을 기용해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