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이스라엘,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살

뉴욕타임스(NYT) 등은 17일 “이스라엘군이 전날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 술탄에서 사살한 하마스 대원 3명 중 한 명이 신와르로 확인됐다”며 “1989~2011년 신와르가 이스라엘에서 복역할 때 확보해둔 DNA와 대조한 결과”라고 전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이 벌여온 대(對) 하마스 전쟁의 최우선 표적이었다. 1200여 명의 이스라엘인을 숨지게 한 지난해 10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의 총책임자이자 하마스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당장 국제사회에선 “이번엔 종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중동 악재’를 피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앞장서고 있다.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마침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며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바라는 시나리오는 지도자를 잃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인질들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상을 벌여 전쟁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국제사회 “이번 기회에 종전을”…미국, 온건파 새 수장 기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시민들이 하마스가 잡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AFP=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19/joongangsunday/20241019013442392lbvn.jpg)
이와 관련, 레바논 현지 매체 LBCI는 “신와르가 사망한 뒤 하마스 수장 역할을 해외 조직 책임자인 칼레드 마샤알이 대행하고 있다”며 “그가 인질 석방 협상의 주요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에선 하마스 정치국장 출신인 마샤알을 실용주의적 인사로 파악하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상의 결과는 카타르를 비롯한 중재국들이 하마스를 설득해 인질 석방 의사를 이끌어내고 가자전쟁 종식을 요구해온 헤즈볼라까지 휴전에 동참시키는 것”이라며 “이러면 네타냐후도 지난해 10월 참사 실패를 만회할 만한 정치적 업적을 국내에 내세울 수 있어 휴전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종전이 이뤄지면 이는 미 대선의 ‘옥토버 서프라이즈(미 대선이 임박한 10월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경합주(州)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추격을 허용한 해리스가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신와르의 죽음이 전쟁 종식의 계기가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마스가 기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관점에서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의 연구기관인 호라이즌 센터의 이브라힘 달라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신임 하마스 수장은 조직 내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신와르가 취해 온 노선을 완전히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요구해 온 이스라엘군의 영구적 가자지구 주둔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마스의 극단적 행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리더십 혼란을 겪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노린 테러나 억류 중인 인질을 살해하며 보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저항의 축(반이스라엘 무장 단체)’을 구성해온 헤즈볼라와 이란 등이 강경 행동에 나선다면 확전 가능성은 커진다.
키를 쥐고 있는 건 이스라엘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동 정세의 향방은 전쟁을 주도해 온 네타냐후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풀이했다. 이스라엘 주변의 안보 지형을 새로이 구축하려는 네타냐후가 신와르의 사망을 발판으로 더 공세를 강화한다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네타냐후는 신와르 사망에 대해 “끝의 시작”이라며 “(인질을 해하는) 그 누구든지 끝까지 추적해서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돌려보내면 전쟁은 내일이라도 끝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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