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몸으로 풀어낸 안무, 리듬으로 읽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바디콘서트'
몸짓만으로 완성 '현대무용 입문서'
시작은 다프트 펑크 '슈퍼 히어로즈'
조명·움직임 흐름 선명한 장면 전달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바디콘서트' 공연은 객석에서 먼저 시작됐다.
분홍색 안경과 화려한 프린트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객석을 오가며 관객과 인사를 나눈다.
사진 촬영에도 응하며 자연스럽게 거리를 좁힌다. 무대 밖에서 시작된 이 장치는 현대무용에 대한 긴장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난 22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26 커피콘서트' 4월 공연에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출연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예술감독 김보람을 중심으로 2011년 창단된 단체로 이날 대표 레퍼토리인 '바디콘서트'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2010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국내외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대사 없이 몸짓만으로 장면을 구성하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현대무용 입문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은 다프트 펑크의 '슈퍼히어로즈(Superheroes)'로 시작된다. 무대와 객석이 모두 암전된 상태에서 조명이 켜지며 무용수들이 힙합 동작으로 등장한다.
무대에는 김보람 예술감독을 포함한 7명의 무용수가 올랐다. 흰 셔츠와 검은 정장, 초록색 양말을 맞춰 신고 동작만으로 장면을 이어간다. 여기에 물안경과 수영모처럼 생긴 검은 모자를 더한 의상은 단정함과 이질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후반부 비욘세 '데자뷔(Deja Vu)'에서는 발레복으로 환복한 뒤 힙합 리듬 위에 발레 동작을 결합한다. 정제된 선을 유지하기보다 흔들고 틀어내는 방식으로 장르의 문법을 변형한다. 이어지는 전자음악 구간에서는 간결한 동작을 빠르게 반복하며 신체 자체를 하나의 리듬처럼 작동하게 한다.
피날레에 앞선 장면에서는 맥시밀리언 헤커의 '다잉(Dying)'에 맞춰 바닥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구르기 동작이 반복된다. 몸을 낮춘 채 이어지는 움직임은 점차 힘을 잃으며 신체의 물리적 한계를 드러낸다.
이 공연은 조명과 움직임만으로 구성되지만 장면의 흐름은 비교적 또렷하게 전달된다. 춤의 본질을 탐구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안무로 구성된 이 작품은 복잡한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몸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리듬이 읽히는 구조 속에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현대무용에 접근하게 된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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