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액티언을 시승했다. KGM액티언은 KG모빌리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내연기관 신모델로, 동사의 중형 SUV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층 도심지향형의 세련미를 지닌 쿠페형 SUV를 표방하는 모델이다. KGM 액티언을 시승하며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짚어본다. 이번에 시승한 액티언은 상위트림인 S9 사양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3,649만원.

액티언은 처음으로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선대에 해당하는 1세대 액티언의 디자인은 조금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었지만, 그 계승자는 반대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기자 또한 새로운 액티언의 디자인이 상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특히 액티언을 실물로 만나게 되면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LED 주간상시등 사이에 위치하는 이른 바 '건곤감리' 패턴이다. 태극기의 사방에 있는 그것을 자동차의 라디에이터 그릴 과 유사한 형태로 접목한 것이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의 디자인에 동양적인 요소를 접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KGM의 디자인팀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다. 심지어 이 건곤감리 패턴은 향후 출시할 KGM 신차들에게도 적용될 예정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디자인이라고 본다.

전반적으로는 설계기반이 되는 모델인 토레스와의 유사성이 보이기는 하지만, 액티언은 더 활동적이고, 아웃도어 지향의 토레스에 비해 한층 도회적인 느낌을 준다. 말끔하게 디자인된 루프라인과 더불어, 바디컬러를 더 많이 사용한 차체 마감과 장식, 그리고 쿠페형의 단단한 볼륨감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두터운 C필러와 날렵하게 누운 뒷유리 라인 등이 돋보인다. 

인테리어는 토레스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액티언만의 디테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액티언은 전용의 육각형 스티어링 휠과 함께, 전용으로 디자인된 크리스탈 타입의 변속노브가 적용되어 더욱 감각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옵션으로 마련된 전용 내장 사양을 적용하는 경우, 도어트림 상단이 고급 스웨이드로 마감되어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또한 개선된 UI/UX가 적용된 신버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내부 공간은 뜻밖에 여유가 있다. KGM에서는 액티언을 두고, 선대를 잇는다는 의미와 함께 토레스 대비 낮은 차체를 지닌 '쿠페형 SUV'를 표방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실내에서 느껴지는 공간감 자체는 쿠페형 SUV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낮아진 루프로 인해 헤드룸이 걱정되었으나, 그 걱정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액티언의 내부 공간은 경쟁사의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SUV들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기반 차량인 토레스가 원체 독보적인 헤드룸을 지녔던 덕분에 루프를 낮췃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여율호운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는 듯 하다. 레그룸은 토레스와 동일하게, 충분한 여유가 있다.

트렁크 공간 역시,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 역시 태생부터 SUV의 본질에 충실하게 만들어진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덕분으로 보인다. 액티언의 최대 적재용량은 기본용량 668리터에, 2열좌석을 모두 접으면 1,568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액티언에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토레스에 적용되었던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자동6단 아이신 변속기로 구성되어 있다. 엔진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8.6kg.m/1,500~3,500rpm으로, 액티언의 성격에 맞는 변도의 튜닝이 이루어져, 발진가속 성능과 실용구간에서의 가속 성능이 소폭 향상되었다고 한다.

새롭게 태어난 액티언은 먼저 출시된 모델이자, 설계적인 기반인 토레스와 비교해도 확실히 정숙하다. 실제로 KG모빌리티에서는 도심지향의 승용 크로스오버를 추구하고 있는 액티언의 특성에 맞게, 정숙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A,B,C필러의 관로에 발포패드형의 흡음재를 추가 적용하여 관로 공명음을 잡아내는 한 편, 1열 도어 창에 이중접합 솔라컨트롤 차음 글라스를 기본적용하고 심지어 타이어까지 미쉐린의 흡음형 타이어까지 적용했다.

이 외에도 차체 구조용 접착제 사용량을 늘리고 차량의 바닥면과 루프 등에 흡음재를 추가 적용하는 등, 차체 전방위적으로 소음 및 진동의 저감을 꾀했다. 이러한 덕분에, 이 차의 설계기반에 해당하는 토레스와 비교했을 때, 한 단계 더 개선된 느낌의 정숙성을 선사한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도 잘 막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들도 꽤나 세심하게 억제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승차감은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 있다. 먼저 출시됐었던 토레스가 가족용 SUV의 성격에 맞춰, 다소 느슨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승차감을 선보인 반면, 액티언은 이보다 한층 더 단단하고 꽉 조여진 느낌의 승차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전자 내지는 탑승자의 성향에 따라서는 승차감이 딱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반면, 전반적인 안정감은 개선된 느낌이다. 더 탄탄해진 섀시와 다소 단단한 느낌의 서스펜션 설정 덕분에 차체가 출렁이는 느낌도 적고, 움직임이 더 깔끔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특성은 온로드 주행에서 더 이로운 측면으로 작용하며, 특히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을 때, 상기한 정숙성과 맞물려 좀 더 쾌적해진 느낌이다.

토레스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고 있는 덕분에 가속력은 대체로 비슷하다. 1.5리터에 불과한 배기량이지만, 배기량 1리터 당 100마력 이상의 고출력과 더불어 28.6kg.m의 토크를 지니는 덕분에 동력성능 면에서 딱히 흠 잡을 만한 구석은 없다고 본다. 본선합류나 차로 변경 등, 일상 운행에서 순발력이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수준의 순발력을 제공한다. 3세대 아이신변속기와의 궁합은 더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하다.

여기에 액티언에 처음으로 적용하게 되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개념이 적용되어, 가속의 즐거움을 높인다. 특히 액티언에 적용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은 고출력 터보 엔진의 묵직한 구동음을 적당히 흉내내면서도 이 소음이 실내는 물론, 실외로도 발산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내연기관의 구동음을 거의 그대로 가져 온 듯한 이 사운드 증강 시스템은 향후 KG모빌리티에서 생산하게 될 전기차 모델에 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층 탄탄해진 섀시와 꽉 조여진 하체와 조작계통의 질감 등에 힘입어, 액티언은 지금까지 범 쌍용자동차계 SUV로서 가장 승용세단에 가까운 주행질감을 선보인다. 티볼리나 코란도, 그리고 토레스까지만 해도, 오래된 설계사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은 모습들이 보였지만, 액티언만큼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특히 하체 설정에 있어서 이전보다는 확실히 세련된 느낌을 잡아내려고 노력을 한 모습이 보인다. 스티어링 휠 조타에 따른 차체 앞부분의 응답성과 차체 뒷부분의 추종성이 이전까지의 KGM SUV 모델들에 비해 한 템포 빨라진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한층 도심형에 가까워진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외에도 KGM 액티언에는 KGM이 여타 모델들에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능동안전장비들이 적용된다. 다만 일부 장치들은 상위 트림에만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아마도 가격 문제 때문에 이러한 옵션 배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능동 운전자 보조 장비들은 전차종 공통으로 적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 경험한 KG모빌리티의 신형 액티언은 여러모로 20여년 전의 그 액티언과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는 차로 인상에 남는다. 같은 점이라고 한다면 당대에 먼저 출시한 중형 SUV의 차대와 파워트레인, 그리고 인테리어 일부를 공용하는 형태로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년 전의 액티언은 카이런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지금의 액티언 역시 토레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차다.

하지만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시장의 반응이다. 20여년 전 그 때의 액티언은 충격적인 시도로 시장에서 이목은 끌었으나, 그것이 대중에게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고, 그 때문에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액티언은 다르다. 이미 사전계약 물량만 5만 대를 넘은 것은 물론, 본계약으로 전환되는 비중도 월등히 높으며, 한국적인 요소를 성공적으로 접목한 외관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 등, 여러 매력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액티언이 보여준 변화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타나게 될 KG모빌리티의 변화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