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대전] 판교 자율주행버스 이용객 4만명...로보택시 도입은 언제?

15일 판교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판타G버스'에서 승객이 하차하고 있다. /사진=조재환 기자

지난해 7월부터 국내 최초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시작한 경기 성남시 ‘판타G버스’의 이용객이 1년3개월 만에 4만8000명을 넘겼다. 판교역과 경기기업성장센터 등 6㎞ 구간을 통과하는 판타G버스의 요금은 당분간 무료라 이용객들의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판교 지역 내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 도입 시기는 미정인 만큼, 해외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자율주행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오후 판교역 버스정류장에는 녹색과 파란색 문양이 섞인 판타G버스가 자율주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모습을 나타냈다. 이 차량은 KGM커머셜(옛 에디슨모터스)이 제작한 저상 전기버스를 개조한 차량으로 측면에는 자율주행버스의 경로를 알려주는 모니터와 ‘자율주행 촬영중’이라는 안내문구가 부착됐다. 버스에 장착된 자율주행용 카메라가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촬영하고 있다면 그 사실을 직접 알려야 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기준을 따른 것이다.

경기도 자율주행버스 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판타G버스를 이용한 탑승객 수가 4만80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자율주행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최근에 높아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15일 판교역 일대 버스정류장에 정차 중인 '판타G버스' /사진=조재환 기자

평일 오전7시30분부터 오후7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판타G버스는 3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돌발 구간이 나타나면 운전석에 탄 사람이 수동운전을 해야 한다. 경기도자율주행센터는 “(판타G버스가) 판교역 등 주요 도로의 차량사물통신(V2X) 기술을 활용해 신호를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는 판타G버스를 총 2대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6년부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의 자율주행 활성화 준비를 시작했지만 차량 인증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2018년 9월부터 스티어링휠(운전대)이 없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을 투입했다. 제로셔틀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교차로 대응능력 등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제로셔틀에 처음 시승했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옆 차선 차량이 끼어들 때 제동을 심하게 해서 초보운전자 수준 같은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성남시 등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판도라’로 제로셔틀을 호출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현재 제로셔틀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제로셔틀이나 서울시와 비슷한 형태의 승용 로보택시 도입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교에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거 모여 있어 자율주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