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인데도 아직 골프를 치기에 너무 좋은 날씨들이 이어집니다. 곧 추워지면 또 봄을 기다리겠죠? 최근 라운드에서 골프를 막 시작한 동반자가 있었습니다. 치는 모습을 보니, 가르쳐주고 싶은 것도 많고, 조금은 답답한 구석도 있지만, 나의 초보 골퍼 생활은 어땠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는 골퍼는 없을지도 모른다
구력이 꽤나 오래된 사람들이라도, 지금 자신의 골프에 대해 만족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자신의 스윙 모습을 보거나, 더 나아지지 않는 스코어를 보면서 골프는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소 한 번쯤은 "이제는 골프를 좀 알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해 봤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시기가 2~3번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금방 싱글 핸디캡 골퍼가 되어서 안정적인 70타를 기록하는 골퍼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알다가 모를 것이 골프이고, 좌절하고 포기한 채로 라운드를 하다가 갑자기 라베(라이프 베스트)를 기록하는 것이 골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골프, 만약 내가 다시 초보자의 시절로 돌아간다면 과연 저는 어떤 것에 집중했을까요?
골프에도 기본기는 중요했다
보통 골프를 연습장에서 시작하게 될 텐데요. 사실 연습장에서의 골프는 그리 재미있지 않습니다. 실력도 생각보다 더디게 늘며, 가만히 있는 볼을 치는 것인데도 일관성은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필드를 나가게 되면 골프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도 되지만, 결국 골프의 즐거움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연습장이 더 재미없어지죠. 필드에 가면 대부분의 동반자들은 초보자들에 대한 '칭찬'에 관대한 편이기에, 자신을 '유망주'로 착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가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골프에는 분명 기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은 분명 '그립(Grip)'이었을 텐데, 이 역시 제대로 배우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퍼터 그립을 배우고 나오는 초보 골퍼는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번의 칼럼에서 말씀을 드린 바 있는데요, 결국 골프 레슨 혹은 연습은 아래의 4가지로 귀결됩니다.
- G – Grip (그립)
- A – Aim (조준)
- S – Setup (셋업) 혹은 P –Position (포지션)
- P – Posture (자세)

클럽을 제대로 잡고, 타겟을 정하며, 그 타겟에 몸을 정렬하고, 골프볼의 위치를 올바른 곳에 두고 자세의 무너짐 없이 치면 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립부터 제대로 잡지 않고, 조준은 다른 곳을 향하며, 몸은 조준방향과는 다르게 정렬하니 골프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날아가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 기본기를 과연 얼마나 익히면서 골프를 하고 계신가요?
지인들이 추천해 주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영상들은 스윙의 궤도를 바꾸는 '거창한' 영상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그립부터 바로잡기 위한 영상은 거의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합니다.
골프 실력만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골프를 잘 친다는 것은 분명 좋은 동반자의 자질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라운드 이후에 좋은 기억이 남는 동반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동반자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골프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그러한데요. 결론적으로 좋은 동반자의 요건은 그들이 가진 골프 실력, 즉 몇 타를 치느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라운드를 유쾌하게 만들고, 매너 있게 행동하는 동반자들이 훨씬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는 골프를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관점, 즉 에티켓과 매너의 관점에서 골프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가까운 지인이 골프를 시작했다면, 그들이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먼저 솔선수범하며 이끌어주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습니다. 훌륭한 지인들을 통해 골프를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다만 지금 돌아보면, 초보 시절에 골프 규칙도 좀 더 찾아보고 이론적인 준비를 더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나만의 골프 기록을 남겼으면 어땠을까?
제 지인 중에 골프와 관련되어, 제가 아주 부러워하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자신의 첫 라운드부터 모든 것을 기록한 분이십니다. 날짜와 골프장은 물론 동반자 정보까지 엑셀에 다 기록을 해두었습니다.
불과 몇 분이면 될 기록인데도,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어떤 동반자와 함께 했는지, 어떤 골프장을 다녀왔는지 기억이 흐릿합니다. 클럽하우스를 보고 나서야, 혹은 특정 홀에 서서야 "아, 여기 와봤던 곳이구나" 하고 떠올리곤 하죠.
그래도, 최근에는 스코어와 같은 라운드 정보를 기록하는 앱이 많아져서 기억에 분명 도움이 될 텐데요. 저는 꼭 초보가 아니더라도 라운드에 대한 간단한 후기나 동반자 정보를 남기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 그런 정보를 처음부터 기록하지 않은 것이 조금은 후회도 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저부터 골프 기록을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그게 결국 나의 골프 역사가 될 테니까요.
초보자로 다시 돌아가면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렇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골프의 기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다시 골프 초보가 된다면, 어떤 것부터 바꿔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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