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체감형 리듬게임 종결자, 삼바 데 아미고: 즐거운 파티

세가의 리듬게임 '삼바 데 아미고: 즐거운 파티(이하, 삼바 파티)'가 8월 30일 닌텐도 스위치와 메타 퀘스트로 출시됐습니다. 1999년 마라카스를 쥐고 흔드는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던 오락실 리듬게임 '삼바 데 아미고' 시리즈의 최신작인데요, 2008년 닌텐도 Wii로 출시된 지 약 15년 만의 신작이기도 합니다.

삼바 데 아미고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양손에 쥔 마라카스형 컨트롤러입니다. 콘솔로 이식될 때도 드림캐스트판은 마라카스형 컨트롤러를 함께 출시하고, 닌텐도 Wii 판은 Wii 리모콘으로 원작의 플레이 감각을 구현하려고 했죠. '삼바 파티'가 한 쌍의 모션 컨트롤러를 가진 닌텐도 스위치와 메타 퀘스트로 출시된 것도 당연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모션 조작 중심의 체감형 게임이라면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역시 컨트롤러의 인식률인데요, 닌텐도 스위치로 즐긴 '삼바 파티'는 어땠을까요?

'삼바 파티'는 중앙에서 가장자리의 6개 마커로 흐르는 '리듬 구슬(이하, 노트)'을 리듬에 맞춰 처리하는 리듬게임입니다.

리듬 구슬이 위로 흐를 때는 위로, 옆으로 흐를 때는 옆으로, 아래로 흐를 때는 아래로 타이밍 좋게 컨트롤러를 흔들어주면 되는 직관적인 조작이 특징이죠. 여기에 컨트롤러를 흔들어 처리하는 롱 노트 개념의 '셰이크', 고정된 자세를 취하는 '포즈', 춤을 추듯 움직이는 '댄싱' 등 추가로 필요한 조작 역시 독특합니다. 여기에 마커에서 마커로 이어지는 '슬라이드 노트', 특수한 기믹이 다수 발생하는 '해프닝'처럼 '삼바 파티'만의 요소도 추가되어 있습니다.

리듬에 맞춰 컨트롤러를 방향에 맞게 흔들면 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는 직관적인 조작 방식이죠.
제시된 자세를 취해야 하는 '포즈'. 실제로는 컨트롤러를 지정된 위치로 두기만 하면 되지만, 자기도 모르게 화면 속 포즈를 취하게 되는 게 재미있습니다.
다양한 조작을 요구하는 '해프닝'. 재미있기는 하지만 난해한 게 많아서 원하지 않는다면 곡 선택 화면에서 끌 수도 있습니다.

조작 방식은 조이콘을 양손에 쥐고 흔드는 '흔들어서 플레이'와 버튼을 눌러 플레이하는 '버튼으로 플레이'로 나뉩니다. 흔들어서 플레이는 조이콘의 2개 잡기 자세를 기준으로, L/R 버튼을 위로 가게 해서 흔들면 위로 흐르는 노트를, L/R 버튼이 옆으로 가게 해서 흔들면 옆으로 흐르는 노트를, L/R 버튼이 아래로 가게 해서 흔들면 아래로 흐르는 노트를 처리하는 조작입니다.

참고로 조이콘은 가속도 센서, 자이로 센서만 있어서 모션 트래킹을 통한 정교한 조작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삼바 파티'를 셰이크로 직접 플레이해보면 굉장히 쾌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마치 내 손동작을 정확히 캐치하는 것 같은 느낌이죠.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을까요? 이는 정확도보다는 흥겨움에 초점을 맞춘 보정 덕분입니다.

흔들어서 플레이 조작 가이드. 조이콘의 방향으로 입력 방향이 결정됩니다.

'삼바 파티'는 6개의 마커로 흘러가는 노트를 처리하는 리듬게임이지만, 흔들어서 플레이로 즐기면 위, 옆, 아래의 3개 마커로 흘러가는 노트를 처리하는 리듬게임이 됩니다. 왼쪽으로 흐르는 노트를 오른손으로 처리해도 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합니다. 다른 방향으로 나오는 동시 입력 노트, 포즈, 댄싱은 자세를 취해주긴 해야 하지만, 이 역시 왼손, 오른손의 구분은 없습니다.

덕분에 보이는 대로 적당히 막 흔들어도 콤보가 끊기지 않고 이어집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한쪽으로 흐르는 노트를 왼손, 오른손으로 번갈아 처리하며 춤추듯 즐기는 것도 가능해지고요. 판정도 상당히 후한 편인데, 결과 화면에서는 판정이 어떻든 노트를 모두 처리하기만 하면 일단 달성도 100%를 띄워 줄 정도입니다. 리듬게임의 지속적인 플레이에 중요한 성취감도 쉽게 느낄 수 있는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도가 살짝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노래라면 조이콘을 여기저기로 휘두르는 탓인지 원하는 대로 인식이 되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댄싱이나 슬라이드 노트, 해프닝에서 볼 수 있는 하이파이브나 손동작 따라하기처럼 제대로 인식이 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있기도 하고요.

▲흔들어서 플레이 영상. 적당히 방향만 맞춰 맘대로 입력하면 됩니다. 영상에서도 오른손으로 왼쪽 노트를 처리하는 걸 볼 수 있지요.

그래도 이 정도면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체감형 리듬게임 중에서는 가장 오락실 체감형 리듬게임에 비슷한 수준이라는 생각입니다. 옆에 선풍기 하나 갖다 놓고 음악에 맞춰 정신없이 몸을 흔들고 있으면 정말 오락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예요.

수록곡은 40곡으로 다소 적지만, 난이도 별로 노트의 패턴이나 수가 달라지는 것을 넘어 몸을 흔드는 감각이 크게 달라지기에 부족함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다른 리듬게임에서는 지루해서 잘 플레이하지 않는 쉬운 난이도도, '삼바 파티'에서는 원하는 대로 춤을 추는 맛이 있는 모드가 되는 셈이죠. 그러니 체감형 리듬게임을 좋아한다면 바로 구입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수록곡 KING의 난이도 별 채보 비교. 플레이 체감이 크게 다릅니다. 포즈, 댄스, 슬라이드 위주로 이뤄진 크레이지가 특히 차이가 심하죠.

단, 버튼 조작만으로 즐길 생각이라면 좀 더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겁니다. 정확한 조작이 가능한 만큼 판정도 엄격해지는데, 때문에 '삼바 파티' 특유의 흥이 전부 사라져버리거든요.

꽤 난이도 높은 미션이 제시되는 '스트리미고', 20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대전 모드 '월드 파티' 같은 파고들기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리듬게임적으로는 아직 곡 수가 적은 편이라 만족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버튼 리듬게임을 주로 즐긴 플레이어에게는 체감형 리듬게임 입문작으로 '삼바 파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락실에서는 남들 보는 눈도 있으니 몸을 맘껏 흔들기 어렵지만, 집에서는 괜찮을 테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