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채취해 먹을 수 있는 '번행초'

흔히 나물이라고 하면 산이나 들, 혹은 길가에서 자라는 식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꼭 그런 장소에만 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나물은 물 위에 둥둥 떠서 자라기도 하고, 또 어떤 나물은 생명체가 버티기 힘들 것 같은 환경에서도 홀로 잘 자라난다.
이번에 소개할 나물도 그런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다. 흙 한 줌 보기 힘든 모래사장에서, 그것도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나는 식물이 있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도 특유의 향과 맛을 간직한 이 나물은, 봄철 밥상에 단골로 올라오는 반찬이기도 하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이 나물의 이름은 ‘번행초’다. 이 독특한 나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사계절 내내 피는 노란 꽃 '번행초'

갯상추, 또는 뉴질랜드 시금치라고도 불리는 번행초는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류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바닷가의 모래사장이나 바위틈 같은 곳에서 잘 자라는 특이한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의 해안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다 자라면 높이 40~60cm까지 자라는 이 식물은 몸에 털 같은 건 없지만 사마귀 같은 낱알 모양의 돌기가 곳곳에 나 있다. 이 돌기는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는 특징이 있다.
줄기는 땅을 기듯이 자라는 데 가지를 많이 치기 때문에 한 포기가 한 아름이 되는 경우도 있다. 줄기와 잎은 다육질이어서 잘 부러지고, 꺾으면 희고 끈적끈적한 즙이 나온다.
번행초는 특이하게도 꽃이 피는 시기가 무척 긴데, 4~11월까지 계속해서 노란색 종 모양의 꽃을 피운다. 제주도처럼 따뜻한 지역에서는 1년 내내 꽃이 피는 경우도 있다. 꽃받침에는 4~5개의 가시 같은 돌기가 나 있는데, 이는 꽃이 진 뒤 달리는 열매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번행초… 제일 맛있을 때는 바로 지금

번행초는 1년 내내 계절에 상관없이 채취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건 봄에 채취할 수 있는 부드럽고 어린 새순이다.
번행초의 새순은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나며, 약간의 씁쓰름한 떫은맛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번행초를 먹을 때는 어린잎을 살짝 데친 뒤 30분쯤 찬물에 담가 떫은맛을 빼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떫은맛을 뺀 번행초는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데, 주로 샐러드 위에 올리거나 양념장에 무쳐 나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뉴질랜드 시금치라는 별명답게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어도 좋은데, 주로 볶음요리나 잡채 등에 넣을 수도 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색다른 방법으로 먹어보고 싶다면 즙을 내어 밀가루 반죽에 넣어보자. 번행초즙이 들어가 초록빛이 도는 밀가루 반죽은 면을 뽑아내도 좋고 그대로 뚝뚝 떼어 수제비를 해먹어도 맛있다.
염증성 질환에 최고… 번행초의 놀라운 효능

번행초는 여러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번행초에는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등의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이를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특히, 기관지염, 피부염, 구내염 등 염증성 질환에는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체내 해독 작용을 돕고 노폐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이뇨 작용이 강해 부종 개선, 혈압 조절, 신장 기능 강화에 효과적이며, 위산 과다와 위염 증상을 억제해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다만, 여타 나물이 그렇듯 섬유질이 풍부해 너무 많이 섭취하면 소화 불량,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의 경우는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