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애국심 마켓팅으로 "F-35 대신 라팔을 판매하는 프랑스"

조회 9182025. 3. 26. 수정

트럼프의 재집권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안보 동맹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에 대한 거래적 접근은 70년 이상 이어져 온 서방 안보 체제의 근본적 재편을 예고합니다.

전통적인 동맹국들조차 미국의 안보 우산을 더 이상 당연시할 수 없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프랑스가 절호의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최근 마크롱 대통령은 "라팔을 추가 발주하고 생산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유럽과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F-35 대신 자국의 라팔 전투기를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유럽 방위산업의 자주화와 새로운 안보 질서 구축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라팔 생산 확대와 적극적인 마케팅

프랑스 라팔 전투기

라팔전투기의 제조사인 다쏘사의 트라피에 CEO는 최근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월 5기 생산 체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월 2기 수준인 생산량을 2025년에는 월 3기, 2028년에는 월 4기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F-35에 회의적인 국가들에게 충분한 공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적 결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트라피에 CEO가 "F-35를 선택한 국가가 선택에 의문을 품은 경우, 이전과 같이 정부의 관리하에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F-35 프로그램에서 이탈을 고려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노골적인 마케팅 메시지입니다.

프랑스의 이러한 마케팅은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F-35 발주 재검토를 공언한 캐나다와 F-16 후계기 후보에서 F-35 제외를 시사한 포르투갈은 이미 라팔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트라피에 CEO는 "유럽제를 우선하는 분위기"에 대해 "현재는 유럽제를 우선하는 것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모두가 반대했다"며 "이 흐름이 장기적인 것이 되기를 바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프랑스 방위산업의 역설적 성공 모델


프랑스 방위산업의 성공은 특별한 모델에 기반합니다.

프랑스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7년간 4,000억 유로(약 632조 원)를 국방비로 책정했지만, 이는 미국의 연간 국방비 8,000억 유로(약 1,264조 원)나 중국의 2,200억 유로(약 347조 원)에 비하면 현저히 작은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전투기, 항공모함, 원자력 잠수함, 미사일, 핵무기 등 전략적 자율성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무기 시스템을 자체 개발·제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역설의 핵심은 무기 수출을 통한 외부 자금 유입에 있습니다.

르코르뉘 국방장관의 말처럼 "프랑스에게 무기 수출은 주권의 전제조건"입니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첨단 방위산업을 유지할 수 없기에, 프랑스는 인도, 이집트, UAE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무기 수출액은 270억 유로(약 42조 원)에 육박했으며, 2025년엔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라팔 전투기는 이러한 프랑스 방위산업 모델의 핵심 상품입니다.

총 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수출 계약을 통해 회수했으며, 지속적인 수출 성공으로 단가를 낮추고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충격적인 각성,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것인가?"

트럼프 SNS

트럼프의 캐나다를 향한 발언은 외교적 재앙이었습니다.

25%의 관세 부과와 함께 "캐나다 경제를 파멸시키겠다", "그러한 결말을 피하는 방법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라는 위협은 캐나다 내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카니 총리는 즉각 F-35A 구매 계획의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캐나다 공군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플랫폼으로 F-35A를 선정했지만, 다른 선택지도 검토 중"이라며 "모든 것을 F-35A로 교체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캐나다가 유럽과의 새로운 방위 협력을 적극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가 EU의 방위산업 확장 계획에 참여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며,

"이 목적은 유럽 방위산업을 활성화시켜 '유럽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영국 방문 중 "캐나다의 안보가 미국에 편중되어 있다"며 "국방 예산의 약 80%가 미국제 시스템 조달에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도 "유럽과 공동 조달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공동 방위 동맹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지금까지보다 더 유럽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은 프랑스에게는 라팔을 판매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미 금액을 지불한 16기의 F-35는 수용하되, 나머지 72기는 그리펜이나 라팔 같은 대안으로 충족시킬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포르투갈의 용기 있는 선택, F-35 도입 거부


포르투갈은 더욱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누노 메로 국방장관은 "F-16의 후계기로 F-35A를 도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미국의 NATO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며, "전투기 운용에 필수적인 요소가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는 NATO의 작은 회원국이 미국에 공개적으로 도전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포르투갈 공군은 2023년 "F-35A가 후계기로 적합하다"고 권고했으며, 2024년에는 "포르투갈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로의 이행 단계에 있다"며 약 55억 유로의 예산까지 책정했습니다.

그러나 메로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검토해야 할 다른 선택지가 몇 가지 있다"는 그의 발언은 라팔이나 유로파이터 타이푼 같은 유럽제 전투기로의 선회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 결정은 포르투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웨덴, 핀란드, 폴란드, 체코 등 F-35 구매를 결정했거나 고려 중인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NATO에 대한 불확실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더 많은 국가들이 F-35 대신 유럽산 대안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독일의 불편한 성찰, "미국인을 기쁘게 하기 위한 구매였다"


얼마전 독일 외교평의회 톰 엔더스 회장(에어버스 전 CEO)의 충격적인 고백은 유럽 방위산업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냅니다.

"나는 대서양 횡단주의자지만, 이제 미국이 우리의 적대자가 되고 '동맹국이 아니게 된' 사실에서 눈을 돌릴 수 없다"는 그의 발언은 유럽 엘리트층의 생각 변화를 반영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는 미국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비싼 미국제 시스템을 구매해 왔다"는 고백입니다.

그는 "독일의 F-35 구매 결정은 처음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며 "메르켈 정부의 결정은 '독일이 미국제 시스템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으니 2%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비판하지 말라'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유화책이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는 NATO가 사실상 미국 무기의 판매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냅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방위산업에 수천억 달러를 지불하면서도, 정작 미국이 NATO 탈퇴나 러시아와의 급속한 접근을 시사할 때는 속수무책인 상황에 처했습니다.

엔더스 회장은 "수백억 달러의 획득 비용에 수십억 달러의 유지보수 비용과 수명주기 비용이 추가되는 F-35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반유럽적 색채가 강한 국가에서 이런 시스템을 들여오는 것은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안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제조되는 SAMP/T가 패트리어트와 동등한 능력을 가진 대체 시스템이라고 제안하며,

스타링크 대신 원웹을, F-35 대신 유럽제 전투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F-35의 '킬스위치' 논란과 라팔의 자주성 마케팅

F-35 전투기

F-35를 둘러싼 논란 중 하나는 이른바 '킬스위치' 문제입니다.

해외에서는 "F-35에 킬스위치가 장착되어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록 근거가 불충분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실질적인 현실에 기반합니다.

미국의 방위산업 전문매체인 WAR Zone은 "F-35에 전용 킬스위치는 필요 없다"며 "F-35의 운용과 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킬스위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F-35가 근본적으로 네트워크화된 전투기로, 미국의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부품 공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의미합니다.

F-35의 ALIS(자율 물류 정보 시스템)는 모든 부품의 상태와 교체 시기를 추적하며, 이 데이터는 미국의 중앙 서버로 전송됩니다.

만약 미국이 이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면, F-35는 실질적으로 운용이 불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반면 라팔은 이런 의존성에서 자유롭습니다.

프랑스는 라팔의 완전한 운용 자주권을 보장하며, 소스 코드와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도 구매국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라팔의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 방위산업 자주화의 새로운 물결

독일,프랑스,스페인이 공동 개발중인 FCAS 전투기 이미지

트럼프의 재집권은 유럽 전역에 방위산업 자주화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럽 위원장은 "우리는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시대를 살고 있다"며 유럽의 재무장을 위한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유럽 의회 의장도 "이 세계에서는 안전을 타인에게 의존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수년 전부터 "유럽 방위군" 창설을 주장해왔으며, 이제 그의 비전이 현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최근 자국민을 향한 연설에서도 "미국이 우리 편에 계속 있기를 믿고 싶지만,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5년 전 EU를 탈퇴한 영국마저도 이 새로운 유럽 방위 체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브렉시트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은 유럽과의 안보 협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 방위산업의 통합과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FCAS(미래 공중 전투 시스템)와 MGCS(미래 주력 지상 전투 시스템) 같은 프로젝트는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의 공동 개발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방위산업 자주화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라팔 판매 전략의 장기적 영향

프랑스 라팔 전투기

프랑스의 라팔 판매 전략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넘어 장기적인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합니다.

라팔을 구매하는 국가는 단순히 전투기를 사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와의 장기적인 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됩니다.

인도, 이집트, UAE, 그리스, 크로아티아 등 이미 라팔을 도입한 국가들은 프랑스와의 국방 협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라팔 도입 이후 프랑스제 미사일, 함정, 레이더 등 다른 무기 시스템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만약 캐나다나 포르투갈 같은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들이 라팔을 선택한다면, 이는 국제 방위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캐나다가 F-35 대신 라팔을 선택한다면, 이는 트럼프 시대 미국의 전통적 동맹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해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프랑스는 라팔 판매를 기반으로 유럽 방위산업의 통합과 자주화를 선도하고자 합니다.

라팔 전투기 제조사인 다쏘사의 트라피에 CEO가 "유럽제를 우선하는 분위기"에 기대를 표명한 것은 이러한 장기적 비전을 반영합니다.

새로운 국제 안보 패러다임의 도래


프랑스의 라팔 판매 공세는 단순한 무기 경쟁을 넘어 국제 안보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상징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유지되어 온 서방 안보 체제가 이제 다극화된 새로운 질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유럽과 캐나다가 미국의 안보 우산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방위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의 일방적인 안보 주도권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과 같은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단일 국가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략은 그 국가의 정치적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위산업의 자주화와 다변화된 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F-35 대신 라팔을 판매하려는 프랑스의 전략적 움직임은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국제 안보 질서의 태동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G2 구도를 넘어, 유럽이 독자적인 안보 주체로 재부상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의 라팔은 단순한 전투기가 아닌, 21세기 국제 안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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