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도시의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필요한 건 아주 잠깐의 ‘고요함’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고요함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면?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반, 경기도 가평 축령산 자락에 자리한 ‘아침고요수목원’은 이름 그대로 아침 햇살처럼 따스하고, 고요한 자연의 품으로 초대하는 정원이다.
자연의 미와 한국 전통 정원의 미학을 담아낸 이곳은 사계절 내내 색이 바뀌는 정원 속 산책길을 품은 진정한 힐링 여행지다.
20가지 테마

아침고요수목원은 단순한 수목원이 아니다. 삼육대학교 원예학 교수인 한상경 씨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국적인 미를 정원이라는 공간 안에 정교하게 녹여낸 원예 예술 작품에 가깝다.
1996년 개원 이후 10만 평 부지에 조성된 이곳에는 무려 4,500여 종의 식물이 사계절을 채우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바로 20개의 테마 정원이다. 정원마다 콘셉트가 다르고, 식물 구성도 전혀 달라 산책길을 걸을 때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특히 봄이면 철쭉동산과 튤립정원이 압도적인 색채로 관람객을 사로잡고, 등나무 터널은 자연이 만든 아치형 회랑처럼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이러한 테마 정원은 단지 눈으로만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걷고 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양한 꽃이 피는 시기마다 방문하면 전혀 다른 정원으로 마주하게 되는 ‘변화의 미학’이 이곳의 진짜 매력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이 힐링 명소로 불리는 이유는 그저 꽃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축령산의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 이어지는 수목원의 산책로는 마치 삼림욕을 하듯 깊고 맑은 공기를 선사한다.
고운 화단과 완만한 언덕길, 나무 데크로 이루어진 이 길은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산책 중에는 때로는 야생화 군락을, 때로는 한국 고유의 정원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혼자 걷기에도, 가족과 함께 걷기에도 어울리는 길.
특히 주말엔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연인들이 즐겨 찾으며, 사진 애호가들에겐 사계절 내내 베스트 포토 스폿으로 사랑받고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생태적 가치다. 이곳은 단순히 정원을 관람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백두산 자생 식물 300여 종을 포함해 총 5,000여 종의 식물이 이곳에 자라고 있으며, 이는 국내 수목원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다.

정원 곳곳에는 희귀 야생화와 보호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식물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탐방지가 된다.
방문 시기마다 피고 지는 꽃들이 달라 언제 찾아도 ‘오늘만의 풍경’을 만날 수 있고, 계절별로 준비된 테마 전시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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