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이 2026년 2월 11일(현지 시각), 차세대 아틀라스의 첫 공식 이미지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티저 캠페인을 시작했다. 2017년 첫 출시 이후 거의 10년 만에 완전히 재설계된 이 중형 3열 SUV는 2026년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의 미국 시장 라인업에서 티구안에 이어 두 번째로 잘 팔리는 모델로, 2025년 71,000대 이상이 판매됐다.

신형 아틀라스는 2025년 2월 중국 시장에 테라몬트 프로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보인 모델과 동일한 차량이다. 중국에서 1년 앞서 출시된 테라몬트 프로는 대대적인 외관 변경과 함께 새로운 엔진을 탑재하며 사실상 풀 모델 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를 거쳤다. 미국 시장 출시는 약 1년 늦어진 셈이지만, 판매는 2026년 여름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외관은 바뀌었지만 구조는 그대로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는 강렬한 위장 랩핑이 적용되어 있지만, 전면부 조명과 범퍼, 차체 패널 등이 모두 새롭게 디자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루프 패널만은 기존 모델에서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전체적인 실루엣은 크고 실용적인 기존 아틀라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휠베이스는 기존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여 실내 공간의 획기적인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기존 MQB 플랫폼을 진화시킨 MQB EVO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근본적인 구조 변화는 없다는 의미다. 7인승 좌석 배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게 재설계됐으며, 폭스바겐은 이전 세대에서 사용자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던 불편한 터치식 버튼을 제거할 것을 약속했다. 전장 5,095mm로 국내 판매 중인 동급 대형 SUV 중 가장 긴 차체를 자랑하는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은 여전히 아틀라스의 강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 파워트레인, 하이브리드 없는 선택
2027년형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의 5세대 EA888 EVO5 2.0리터 터보 4기통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 엔진은 현재 티구안에 적용되어 268마력(200kW)과 258lb-ft(349Nm)의 토크를 발휘하고 있으며, 아틀라스에도 동일한 출력이 적용될 것으로 확인됐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이며, 전륜구동이 기본이고 4모션(4Motion) 사륜구동이 옵션으로 제공될 전망이다. 중국형 테라몬트의 경우 연비가 11.2km/L(리터당 킬로미터 환산 시)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료 탱크 용량은 70리터다. 미국형 아틀라스도 이와 유사한 연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하이브리드 부재, 경쟁력의 치명적 약점
2027년형 아틀라스의 가장 큰 약점은 하이브리드 옵션의 부재다. 출시 당시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은 전혀 제공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은 2024년 11월 아틀라스 하이브리드 계획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경쟁 모델들과 비교할 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는 EPA 복합 연비 35mpg(약 14.9km/L)를 기록하며, 현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사륜구동 기준 29mpg(약 12.3km/L)의 연비를 제공한다.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는 전륜구동 기준 최대 36mpg(약 15.3km/L), 사륜구동은 34mpg(약 14.5km/L)의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연비뿐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0-60mph 가속이 7.4초에 불과하며, 그랜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맥스는 단 6.1초 만에 동일 가속을 완료한다. 반면 아틀라스는 가솔린 엔진만으로 이러한 경쟁 모델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 북미에서 뒤처지다

폭스바겐의 전동화 전략 부재는 아틀라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6년 기준으로 폭스바겐은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단 한 대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라인업마저 축소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 12월, 전기 밴인 ID.Buzz를 2026년형으로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ID.Buzz는 2025년 3분기까지 단 4,934대만 판매되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최대 234마일(약 376km)에 불과한 주행거리와 61,545달러(약 8,550만 원)라는 높은 시작 가격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ID.Buzz가 2027년형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2026년 동안은 공백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폭스바겐의 미국 라인업은 하이브리드 없이 순수 가솔린 엔진과 일부 전기차로만 구성되며,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옵션을 확대하는 추세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는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실수로 평가된다.

◆ 가격과 디자인으로 승부수
폭스바겐이 하이브리드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가격 경쟁력과 디자인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아틀라스는 2025년 5월 출시 당시 월 24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같은 해 12월 271대로 11.2배 급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6,000만 원대 가격에 대형 SUV의 공간과 사양을 제공하는 가성비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에서도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의 핵심 모델이다. 2025년 71,000대 이상이 팔려 티구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3열 중형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옵션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신형 아틀라스를 통해 완전히 재설계된 내외관 디자인과 개선된 편의 사양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비판받았던 터치식 버튼 인터페이스를 제거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조작계를 도입하는 등 실용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에서 비롯되는 넉넉한 실내 공간은 여전히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한국 시장 출시 가능성

한국 시장에는 이미 2025년 5월, 2024년 미국 사양을 기반으로 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아틀라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바 있다. 당시 출시된 모델은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대폭 개선하고 신형 엔진을 탑재하는 등 신차급 변경이 이루어졌다.
2027년형 아틀라스는 한국 시장에 이미 판매 중인 모델의 후속 세대에 해당하지만,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국에서 2026년 여름 말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므로, 한국 시장 도입은 빨라도 2027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폭스바겐코리아가 아틀라스를 주력 SUV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신형 모델의 국내 출시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2026년에는 '대한민국 올해의 내연기관 SUV' 상을 수상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후속 모델 도입 시에도 시장 반응이 주목된다.

다만 하이브리드 옵션 부재는 한국 시장에서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도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그랜드 하이랜더 하이브리드 등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순수 내연기관 엔진만으로는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폭스바겐이 하이브리드 버전을 빠르게 추가하지 못한다면,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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