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AI 콘텐츠 수익화 정지 확산…크리에이터들 혼란
'AI 딸깍' 넘어 '웰메이드 AI' 영상도 무더기 피해
"부트캠프서 AI 적극 권장하고, 이제와서 정지"
AI기본법 시행 맞물려 플랫폼 리스크 관리 가속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에 대해 수익화 정지 조치를 잇달아 내리면서 크리에이터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단순히 클릭 몇 번으로 영상을 찍어내는 이른바 ‘AI 딸깍’ 양산형 채널뿐만 아니라, 기획력과 제작 공력을 들인 ‘웰메이드 AI 콘텐츠’까지 한꺼번에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다.

AI 콘텐츠 전문 채널 ‘기묘한판타지’(구독자 12만2000명)도 사전 경고 없이 하루 아침에 수익이 정지됐다. 이 채널 운영자는 “쇼츠 한 편 제작에 평균 8~12시간을 투입했다”면서 이의신청을 위해 4분짜리 영상까지 제작해 제출했지만 하루 만에 기각됐다고 밝혔다.
특히 기묘한판타지 운영자는 유튜브의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그는 “항상 같은 배경음악에 동일한 템플릿으로 음식 영상을 올리는 채널, 매번 동일한 게임 플레이 영상을 올리는 채널은 반복 콘텐츠가 아니면서, 등장 캐릭터·스토리·연출·대사를 매번 달리해도 AI로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양산형 콘텐츠로 규정하는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유튜브 부트캠프에서는 크리에이터들에게 AI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장했고, 콘텐츠랩 행사에서는 시리즈물 제작을 장려했다”며 “이제 와서 기준이 바뀐 것은 AI 채널을 전면 정지하려는 그럴듯한 핑계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유튜브의 강경 AI 영상 삭제가 광고주 이탈 방지와 각국 규제 선제 대응이라는 두 축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AI 생성 저품질 영상(슬롭)이 넘쳐나면서 광고주들이 브랜드 안전을 이유로 AI 양산형 지면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유튜브의 제재 수위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미국 동영상 편집 플랫폼 캡윙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0개 AI 슬롭 채널 중 16개가 삭제됐고, 이들의 연간 수익은 100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AI 저작권 문제가 첨예한 과도기”라며 “AI로 제작된 영상에서 저작권 분쟁이 불거지면 유튜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튜브는 작년 7월부터 ‘반복적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진정성 없는 콘텐츠(Inauthentic Content)’로 확대 개편하고, AI 생성 콘텐츠에 ‘변형된 콘텐츠’ 라벨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를 고의로 누락할 경우 강제 라벨 부착 또는 채널 정지까지 가능하다. 이의신청 결과는 90일 이내 통보가 원칙이지만, 실질적으로 번복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유튜브의 선제적 움직임에는 각국의 법제화 흐름도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AI기본법을 시행해 AI 콘텐츠 표시를 의무화하고, 딥페이크 등 실사형 합성 콘텐츠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도록 명문화했다.
백만 구독자 채널을 운영 중인 한 크리에이터는 “AI 보이스를 쓰더라도 대본에 고유한 문체와 관점이 담겨야 한다”며 “이의신청 시에는 기획 의도, 자료조사 방식, AI의 구체적 활용 범위를 단계별로 소명한 제작공정 영상을 함께 제출해야 번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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