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1분기 하이브로자임 기반 기술이전(LO) 성과를 반영하고도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계약 반영에 따른 높은 기저와 증권가 컨센서스를 넘지 못하며 기대와 실제 숫자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 다만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ALT-B4의 계약 반복성과 미국 물질특허 방어력은 건재한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은 신규 LO 체결 여부에서 키트루다 SC 상업화 수익, 후속 마일스톤, 원료 공급매출 인식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눈높이 밑돈 고마진 실적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716억원, 영업이익 393억원, 당기순이익 713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4.5%, 35.6%, 14.1% 축소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회했다. 앞서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매출 1155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시장은 알테오젠의 1분기 실적에서 '고마진 유지'와 '시장 기대 미달'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54.9%로 2024년 1분기 49.5%를 웃돌았지만 2025년 1분기 72.9%보다는 낮은 수치다. 매출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의 62%, 영업이익은 52.3% 수준에 머물렀다. 분기 손익에 반영되는 LO 계약 인식 규모가 예상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실적 눈높이가 높아진 배경에는 지난해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계약의 반영 효과가 있다. 알테오젠은 2025년 1분기 매출 837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당기순이익 83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및 바이오젠 계약이 반영됐지만 지난해 1분기 실적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알테오젠과 같이 LO 중심 기업은 사업구조의 특성상 계약금과 마일스톤의 인식 시점에 따라 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다만 2022~2023년 1분기 영업적자 구간과 비교하면 이익체력은 달라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분기 기준 알테오젠의 영업손실은 2022년 67억원, 2023년 105억원이었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610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대형계약 기저에 따른 역기저 성격을 띠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복 계약으로 남은 확장

1분기 실적 부진은 계약 인식 속도와 시장 기대치의 간극에서 발생했다. 알테오젠은 1월 GSK의 자회사 테사로와 젬퍼리 SC 제형 개발 계약을 맺었다. 3월에는 바이오젠과 2개 품목의 SC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 모두 ALT-B4 기반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을 활용하는 구조다. 계약 성과는 이어졌지만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규모는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했다.
바이오젠 계약은 ALT-B4의 적용 범위가 항암제 중심에서 자가면역질환과 퇴행성뇌질환 후보군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부여된다. 알테오젠은 계약 품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펠자르타맙, 다피롤리주맙 페골, 레카네맙 고용량 SC 등을 후보로 거론한다. 이들 품목은 모두 바이오젠의 후기 임상 또는 상업화 전략과 맞물린 약물로 분류된다. 다만 계약 품목의 실제 공개 시점은 바이오젠의 임상 개시나 개발계획 공개 이후일 전망이다.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반복 계약 가능성은 여전히 알테오젠 실적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회사는 실적 발표 전 기업설명(IR) 자료에서 머크샤프앤돔(MSD),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GSK, 바이오젠 등과의 SC 전환 파트너십을 공개했다. 1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플랫폼 영업 파이프라인 자체가 축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로열티와 특허분쟁 이슈 우려에도 1분기에만 2건의 LO를 체결했다"며 "1월20일 미국 GSK 4200억원 계약에 이어 3월25일 미국 바이오젠과 2개 물질 8700억원 계약이 성사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연속적 후속 딜 체결이 예상되며, 머크 외 모든 계약은 미드싱글(4~7%) 로열티 조건으로 체결 중"이라며 "머크 로열티 공개 이후 계약조건 갈등으로 인한 지연 우려나 로열티의 삭감에 대한 우려도 완전히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상업화 전환과 특허 방어

2분기 이후 평가는 상업화 수익 전환 속도에서 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를 시작으로 임핀지, 젬퍼리, 엔허투 등 블록버스터 후보군의 SC 전환을 성장축으로 제시해왔다. 키트루다 SC는 미국에서 J코드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처방과 보험청구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처방 전환 속도가 마일스톤, 로열티, 공급매출 인식으로 이어질지가 핵심지표다.
ALT-B4의 적용범위 확대도 알테오젠의 후속 성장성을 설명하는 근거로 지목된다. 알테오젠은 블록버스터 또는 블록버스터 후보 약물의 SC 전환에 ALT-B4가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대용량 바이오의약품까지 피하주사 전환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SC와 벡톤디킨슨 공동연구는 이 같은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달 중 벡톤디킨슨 공동연구 관련 학회 발표도 예정 중이다.
특허 리스크 측면에서는 ALT-B4 미국 물질특허의 방어력이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ALT-B4의 미국 물질특허에 대한 등록 이후 무효심판(PGR) 제기 시한이 경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물질특허에 대한 초기 무효 공격 가능성이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할로자임과의 특허분쟁 전체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할로자임의 엠다제 관련 분쟁 결과가 주목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치료제의 고용량화에 따라 부피가 커지면서 효과적인 피하주사 방법이 필요하게 됐다"며 "ALT-B4를 사용할 경우 20㎖ 이하까지는 의료진의 투약이 가능하지만 40~50㎖의 큰 부피에서는 의료기기와 결합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테오젠은 ALT-B4와 디바이스를 사용해 고용량 치료제의 효과적인 전달방식에 대해 벡톤디킨슨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5월 중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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