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한남3구역에 현대백화점 유치 '재추진'
3구역 조합원에 '우회도로 이점' 설명회 개최
'신개념 현대백화점 입점'…재추진 의지도 밝혀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한남3구역과의 갈등 봉합에 나섰다. 4구역 사업을 따내기 위한 수주전에 3구역 조합 사전 동의 없이 3구역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동시에, 불명확했던 현대백화점 입점 추진 의사도 다시 밝혔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경쟁하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1일 한남4구역 수주 홍보 활동에 3구역 관련 내용을 상의 없이 포함해 배포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공식 공문을 3구역 조합에 전달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한남4구역 수주 경쟁 과정에서 3구역 조합과 갈등을 빚었다. 홍보자료에 4구역 상습침수 지역의 지반고(지반 높이) 상향 공사에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이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 알려진 탓이다.
해당 홍보자료에는 한남4구역의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3구역 우회도로를 이용할 경우 4구역 사업기간을 최소 12개월 단축, 사업비를 2220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4구역 수주 경쟁에 기존 3구역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 장점으로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3구역과 사전 논의 없이 해당 홍보자료를 배포한 것이 문제가 됐다. 3구역 조합원 중 1명이 현대건설 계동 사옥 현관을 차량으로 돌진하는 사태가 벌어지며 갈등은 격화됐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3년전 합의봤다면…현대건설 현관 무사했을까?(9월23일)
이후 3구역 조합은 현대건설에 △홍보자료 회수 및 재사용 금지 △조합과 직·간접 관련 사항 사전 협의후 진행 △해당 자료 작성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 △사건 관련 관리 및 수주 총괄책임자 면담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공문 전에 명문화한 회신은 받지 못했다.
이에 한남3구역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은 지난 10일 현대건설을 찾아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 변경현 도시정비영업3실장(상무) 등과 면담했다. 이번 공문은 그에 따른 현대건설의 답변이라는 설명이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한남4구역 수주홍보 활동에 (3구역) 조합 동의를 구하지 않고 홍보활동을 한 건에 대해 항의했지만 현대건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해당 사항에 대해 강력히 질타했다"면서 "시공사에 대한 조합 신뢰를 무너트리는 조치인 만큼 조치사항에 대한 확답을 듣고자 지난 10일 현대건설을 방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향후 3구역 관련 사항이 있을 경우 해당 조합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이 공문에 밝혔다. 또한 보광·장문로의 지반고 상향 관련 3구역 우회도로 사용시 3구역에 미칠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4구역 인접도로 지반고 상향이 이뤄져야 수도·하수·전기통신 등 3구역의 외부 인입공사를 할 수 있는 만큼 3구역 계획도로 이용이 서로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남3구역 조합원 최대 관심사인 백화점 입점 공약 관련 약속 이행 문제도 다시 언급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 과정에서 범 현대그룹 일원인 현대백화점 입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부지 부족, 교통영향평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백화점에 준하는 스트리트 상가' 조성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현대건설은 그동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조합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번 공문에서 현대건설은 "백화점 입점과 관련해 촉진계획 변경에 따라 조정된 7-2블록(1만1165평) 규모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콘셉트(개념)의 백화점 모델을 적용해 상업시설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과 상가협의체를 구성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중 최대 규모인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 일원 38만6365㎡ 부지에 최고 22층 높이 아파트 6006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한남'이란 이름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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