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걸린 듯" 4383억 에이스 충격의 3이닝 5실점, 왜 로버츠는 SD 의심했나

김민경 기자 2024. 10.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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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무너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상대 타선이 야마모토의 습관을 간파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야마모토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0구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에 그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야마모토를 제외하고는 완벽했다. 다저스 불펜은 남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고, 2회말 오타니 쇼헤이의 동점 3점포를 시작으로 타선이 7점을 만회하면서 7-5로 승리했다.

로버츠 감독은 샌디에이고가 야마모토의 습관을 읽었을 것으로 의심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빌 플런케트는 "로버츠 감독은 샌디에이고가 2루에 주자가 있을 때 야마모토의 투구 습관을 읽어내는 무언가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야마모토의 스플리터가 유독 잘 공략당하긴 했다. 'LA타임스'의 잭 해리스는 "경기 초반 커맨드가 좋지 않았고, 그의 스플리터를 활용했을 때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는 야마모토의 스플리터 6개 가운데 4개를 공략했고, 홈런 하나와 2루타 2개로 연결했다"고 분석했다. 로버츠 감독은 상대가 야마모토의 투구 습관을 읽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1선발로 야마모토를 선택하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1차전은 야마모토, 2차전은 잭 플래허티를 내보내기로 했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FA 시장을 뒤흔들었고,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투수 FA 역사상 최고액인 3억2500만 달러(약 4383억원)를 안겨 깜짝 놀라게 했다. 계약 기간 역시 12년으로 투수 FA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25살 어린 나이에 일본프로야구(NPB)를 장악한 특급 에이스였기에 가능한 대우였다. 야마모토는 NPB 통산 172경기에 등판해 70승29패, 897이닝, 922탈삼진,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투수 4관왕에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수상하면서 일본에서 누릴 수 있는 영광은 다 누렸다. 일본 무대는 야마모토에게 좁았고, 메이저리그에서 한번 더 도전하는 쪽을 선택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어깨 부상으로 3개월 가까이 이탈한 게 뼈아팠다. 올 시즌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2패, 90이닝, 105탈삼진,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NPB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부상에서 돌아온 9월 4경기 등판 성적은 1승, 16이닝, 평균자책점 3.38로 평범했다. 5이닝을 채운 경기는 지난달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유일했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
▲ 홈런 세리머니를 펼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 ⓒ 연합뉴스/AP통신

로버츠 감독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럼에도 야마모토를 1선발로 내세운 이유와 관련해 "그는 여전히 큰 경기에서 노련한 투구를 펼친다. 나는 그의 재능에 자신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첫 플레이오프 경기지만, 심장 박동이 괜찮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야마모토는 "(부상에서 복귀하고) 4경기를 치르면서 갈수록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몇 이닝을 던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1회부터 3실점하는 기대 이하의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야마모토는 1회초 선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것만으로도 흔들릴 만했는데, 다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타석에서 포수 윌 스미스의 패스트볼과 본인의 폭투로 무사 3루 위기로 이어졌다. 타티스 주니어는 쉽게 볼넷을 얻어 무사 1, 3루가 됐다. 다음 타자 주릭슨 프로파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3루주자 아라에스가 득점해 0-1이 됐다.

야마모토는 여기서 더는 실점하지 않아야 했지만, 타석에는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위험한 타자 매니 마차도가 있었다. 마차도는 볼카운트 1-2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야마모토의 4구째 스플리터를 제대로 받아쳐 좌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0-3으로 벌어지면서 샌디에이고로 분위기가 크게 기울었다.

야마모토는 2사 후에 잰더 보가츠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면서 또 위기에 놓이는 듯했지만,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힘겹게 1회 투구를 마쳤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데 공 28개를 허비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하는 듯했다. 오타니는 2회말 2사 1, 2루 볼카운트 2-1에서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4구째 시속 96.9마일(약 156㎞)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3 균형을 맞춘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데뷔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이례적으로 배트를 집어 던지며 크게 포효했다. 그만큼 팀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었기 때문. 비거리 372피트(약 113m), 타구 속도 111.8마일(약 180㎞)에 이르는 대포였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어렵게 원점으로 되돌려놓은 상황을 지키지 못했다. 3회초 선두타자 타티스 주니어를 2루타로 내보낸 게 컸다. 프로파와 마차도를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2사 2루까지 버텼지만, 잭슨 메릴을 볼넷으로 내보내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보가츠에게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3-5로 뒤집혔다.

로버츠 감독은 야마모토를 더 끌고갈 수 없었다. 다저스는 4회초 수비를 앞두고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로 교체하면서 일찍 불펜을 가동했고, 브레이저(⅓이닝)-알렉스 베시아(1이닝)-에반 필립스(1⅓이닝)-마이클 코펙(⅓이닝)-블레이크 트레이넨(1⅔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야마모토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날 부진과 관련해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주자를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기본적인 투구 전략이 평소와 달리 통하지 않았다. 제구가 불안정해 조심하려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카운트 싸움에서 밀렸다"며 "오늘 경기를 복기하면서 잘못된 점을 확인할 것이고, 다시 상대 타선을 공부할 것이다. (5차전에 등판한다면) 샌디에이고는 같은 라인업으로 나올 것 같다. 분석하고 공부해서 다음 등판해 스스로 준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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