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버스 혼잡도는 어떻게 측정하는 걸까?

이건 지하철 타면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혼잡도 안내판인데, 열차 칸마다 얼마나 붐비는지를 여유 보통 혼잡 3단계로 표시되어 한 눈에 알 수 있다. 또 이건 버스 정류장에서 볼 수 있는 혼잡도 안내인데, 마찬가지로 오고 있는 버스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려준다. 유튜브 댓글로 “지하철과 버스의 혼잡도 안내는 어떻게 측정한 건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먼저 지하철. 요즘 서울 지하철 신형 전동차나 부산 지하철 승강장 등에서 자주 보이던데 사람이 얼마나 탔는지 실시간으로 어떻게 알고 안내하는 걸까?

서울교통공사 홍보팀 박정민 대리
“가끔씩 보시면은 신조 전동차 내부 모니터에 혼잡도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중 센서를 통해서 무게를 재서 나타내는 정보인데요. 재차 승객 무게를 성인 평균 체중인 65kg으로 나눠 가지고 인원수를 예측해서 혼잡도를 계산합니다.”

그러니까 신형 전동차 바닥엔 무게를 측정하는 하중감지 센서가 있어 내부 무게에 따라 탑승객의 수를 역산하는 거다. 일종의 대형체중계가 탑재된 셈이데, 예를 들어 객실 내부 무게가 6.5t이라면 성인 평균 체중인 65kg으로 나눠 100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고 계산하는 거다. 이렇게 계산된 승객 수는 기준에 따라 3단계로 나뉘는데, 전동차 한 칸의 정원을 160명으로 보고 정원의 80%(127명) 이하일 때는 여유, 80~130%는 보통, 130%(208명) 이상일 때는 혼잡으로 구분한다.

각각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일반적인 전동차 한 칸은 54개의 좌석인데 이 좌석만 모두 가득 차고 객실 통로엔 사람이 없다면 혼잡도 34%의 여유 상태가 된다. 100% 보통 상태는 전동차 출입문마다 손잡이를 잡은 사람들이 있고, 전동차 칸 내부 이동은 가능하지만 좌석에 앉기는 어려운 정도를 말한다. 전동차 칸의 승차 한계치는 230% 368명으로 설정돼 있는데 우리가 출퇴근길에 자주 경험하는 지옥철엔 왠지 이보다 더 많이 타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혼잡도가 표시되면 붐비는 열차 칸을 피해 탈 수 있어 승객이 골고루 분산되어 좀 더 쾌적한 지하철 이용이 가능하다. 또 특정 열차 칸에만 지속적으로 하중이 몰리면 전동차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이것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도 있는데, 지금 서울 지하철은 혼잡도가 전동차 내부에만 표시되어 탑승 전에 미리 붐비는 칸을 알긴 어렵다. 참고로 부산 지하철은 승강장 행선안내기에 혼잡도가 표시되는데 서울 지하철도 이렇게 표시되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버스는 어떨까? 버스 바닥에도 하중 센서가 있는 걸까? 서울시 대중교통정보팀에 물어봤다.

서울시 대중교통정보팀 고동수 주무관
“버스 내에 저희가 카드를 찍잖아요. 이게 정류소를 떠나면서 저희 메인 센터로 보내져요. 카드 찍으시는 분 또 내리시는 분 가지고서 지금 승차하고 있는 인원이 몇 명인지 계산을 해요.”

칸마다 구분해서 혼잡도를 계산해야 하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승하차 정보만 가지고도 탑승 인원을 분석할 수 있어서 무게 대신 카드 승하차원을 계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버스는 40초마다 GPS 정보, 승하차 인원을 전체 버스정보시스템에 전송하는데, 이 정보를 바탕으로 승차인원 - 하차인원으로 승객 수를 계산해 정류장 안내판에 혼잡도를 안내하는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최대 55명이 탈 수 있는 대형버스 기준으로 25명 이하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정도면 여유, 26~40명이 타면 보통,  좌석을 다 채우고 입석 승객끼리 몸이 맞닿는 정도면 혼잡이다.

다만 이 방식은 오차가 자주 생긴다고 하는데,

서울시 대중교통정보팀 고동수 주무관
“이제 문제점이 있는데 뭐냐면요. 현금 승차하시는 분들은 이제 탈 때는 저희가 알잖아요. 버스기사 분들이 (별도) 조작을 해가지고 몇 명 탔는지까지 아는데 내릴 때는 모르잖아요. 현금 승차랑 카드는 탈 때는 찍었는데 내릴 때 안 찍으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 때문에 오차가 발생하는 거고요. 한 번 순환할 때마다 한 명씩이라도 안 찍으면은 나중 가면은 만차가 되는 거예요.”

현금 승객과 하차시 카드 미태그하는 승객이 전체의 약 5%라고 하는데, 업데이트가 안 되는 해당 정보가 누적되어 가끔은 텅텅 빈 버스인데 만차로 잘못 안내되기도 한다. 그래도 앞으로 현금없는버스나 하차시 카드태그 안내 등으로 오차율을 점점 줄일 계획이라고.

여하튼 요즘 혼잡한 대중교통을 지옥철이니 가축수송 버스니 부르는데, 모쪼록 혼잡도 안내든 증차든 조금이나마 개선되어 우리네 출퇴근길 등하굣길 좀 만 덜 힘들었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