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민의 코트인] “몇 달간 SNS는커녕, 말도 안 했거든요...” 아픔과 외로움 감내한 무룡고 황민재, 다시 일어선다

정병민 2025. 6. 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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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타종 행사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빠르게 달려 벌써 6월이다.

2024년, 황민재는 출전한 전 경기에서 두자릿 수 득점을 가뿐하게 뽑아냈다.

물론, 2024년도 무룡고 황민재와는 달라졌다는 점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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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타종 행사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빠르게 달려 벌써 6월이다. 프로농구는 28년 만에 LG 우승으로 막이 내렸고 치열했던 에어컨 리그 눈치 싸움도 한층 수그러들었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 쬐는 한여름이 다가오니 이번엔 아마 농구 현장에서 많은 지도자들의 수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프로 관계자들을 막론하고 대학 감독, 코치진들이 체육관을 찾아 바쁘게 눈동자를 굴러대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인만의 서체로 쓱쓱 써 내려간다.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은 날카로운 시선을 의식하며 본인의 기량을 뽐내기 위해 기본기에 화려함을 입혀 코트를 쇼케이스 현장으로 만들곤 한다. 단 몇 경기 만에 본인에 대한 평가가 최고에서 ‘별로’라는 평가가 나오기까지 하는 냉혹한 세계다.

그런 와중에 이러한 모든 것들을 부러움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먼발치에서 홀로 자신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황민재. 지난해 무룡고의 캡틴이자,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수 있던 1옵션 스코어러, 고등부에서 슈터로 이름 석 자를 휘날렸던 선수다. 에너지 넘쳤던 밝았던 이미지는 많이 사라진 상태였고 보다 성숙해진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2024년, 황민재는 출전한 전 경기에서 두자릿 수 득점을 가뿐하게 뽑아냈다. 트리플더블은 물론이고 한경기 3점슛 8개 포함 39점까지 넣을 수 있는 폭발력까지 자랑했기에 경계 대상 1호이기도 했다. 일시적이지도 않은 꾸준함은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현재도 그렇지만 무룡고는 백코트 자원이 굉장히 탄탄한 팀이다. 빼어난 선수를 계속해 양성하면서 각자만의 색깔을 갖고 있어, 상황마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구비하고 있다.

거기서 황민재는 확실한 마무리 능력과 어쩌면 기본 소양인 페이스 조절, 높은 에너지 레벨과 긴 슛거리, 2대2 능력을 앞세워 경기를 휘저었다.

“제가 개인 기록은 남들에게 뒤처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3학년 들어서 팀 성적이 조금 부진했어요. 8강 그 이상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리스크가 대학 입시에 큰 타격을 준 것 같아요”

그렇다. 황민재는 인터뷰에서 유추할 수 있듯, 대학 입시에서 낙방의 아픔을 맛봤다. 체육 특기자 전형 입시 요강이 대체적으로 전국 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지원 기준으로 제시하니, 쉽지 않았는 듯했다. 대회 성적이 입학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생의 동반자라고 표현했었던, 인생 절반 이상을 쏟아부었던 농구로부터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본인이 제일 잘하는 게 농구였었는데 그것마저 평범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자연스레 농구도 싫어졌고 거리도 멀어졌다.

옆에 끼고 살았던 농구가 하루 만에 이젠 제일 꼴 뵈기 싫어진 상황.

“대학 입시 결과표를 받아들었는데 멘탈이 무너졌어요. 몇 달간은 진짜 SNS는커녕, 말도 안 했어요. 그 정도로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았거든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정답은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아픔은 흐려졌고 고통의 깊이도 얕아졌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도 조언과 위로를 건넸고 희망적인 말 덕분에 황민재는 다시 농구화 끈을 조여맸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사실 같더라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괜찮아졌어요. 재수 준비가 처음이라 고려대 (문)유현이 형, 화봉중 김현수 코치님, 무룡고 김진호 코치님 찾아뵈면서 조언을 구하며 이겨낼 수 있었어요. 소중한 분들 덕분에 다시 농구공을 잡게 된 것 같아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물론, 2024년도 무룡고 황민재와는 달라졌다는 점도 있어야 한다. 냉정하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도 눈앞 현실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농구에 대한 간절함 하나로 많은 변화도 꾀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엔 팀 사정상 2번과 3번을 오갔다면 현재는 득점력을 갖춘 1번 포지션으로 전향까지 하고 있다고.

“처음엔 어디서 운동해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동호회라도 들어갔어요(웃음). 근데 동호회 분들도 직장이 있어서 운동량이 자연스레 부족해지더라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방황하고 있을 때, 화봉중 코치님이 운동하면서 몸 만들라고 하셔서 지금은 화봉중에서 제대로 준비하고 있어요”

신입생 리쿠르팅이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현재, 이제 황민재에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두 배, 세배 그 이상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증명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제 단점들을 보완해서 대학 무대에서 제 꿈을 찬란하게 펼치고 싶거든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미치게 노력하고 있어요. 어느 대학이든 합격해서 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팀에 헌신할 수 있어요”

힘들 때마다, 포기하려고 마음이 들었을 때마다 늦은 새벽 본인의 경기 영상을 돌려봤다던 황민재. 두려움과 망설임을 이겨내고 새로운 길로 몸까지 던진 그는 과연 다시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까.

인터뷰 하는 내내 느낀 건 여전히 그는 농구에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사진_점프볼 DB,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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