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자극이 아닌 ‘단순한 포인트’에 집중하라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수시로 멍한 기분이 들고, 매일매일 피곤함에 시달리고 있는가? 깊이 잠들기도 어렵고, 새벽에 자주 깨면서 잡다한 생각이 떠올라 다시 잠들기가 어려운가? 이런 것들은 현대인이라면 흔히 겪는 증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괴롭지만 다들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그냥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피곤함을 느낀다면, ‘뇌 피로’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뇌 피로라는 말은 공식적인 의학용어로 사용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브레인 포그(Brain Fog)’라 불리는 증상과 발생 기전이나 증상, 치료 방법에 있어 유사한 경우가 많다.
브레인 포그는 글자 그대로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고 멍한 느낌이 계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등에서 현저한 저하를 보이며, 만성피로 및 우울감을 느끼기 쉽다. 뇌 피로는 왜 생기는 것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뇌 피로, 브레인 포그는 왜 생길까?
인간의 뇌는 다양한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해부학적으로 대뇌와 소뇌로 구분하거나, 생리적으로 운동 영역, 감각 영역으로 나누는 것 등이 그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기능적 관점으로 분할하면 ‘신피질’, ‘구피질’, ‘뇌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신피질은 기억, 분석, 판단 등 고등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흔히 말하는 ‘이성’의 영역이다. 구피질은 감정이나 본능에 관한 기능을 한다. 뇌간은 호흡, 심박, 혈압 등 생명과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신피질의 이성적 기능이 구피질의 본능적 욕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본능 억제가 과도하거나 오랫동안 지속되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생명 기능을 담당하는 뇌간에 과부하가 걸린다.
뇌간에는 자율신경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시상하부’가 위치해 있다. 즉, 뇌간에 과한 부담이 가해질 경우, 자율신경계 역시 과부하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면서 다양한 증상이 생겨난다. 불안, 우울, 피로감, 소화불량 등 어떤 것은 정신적으로, 또 어떤 것은 신체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뇌의 피로감 역시 그러한 증상 중 한 가지다.
뇌 피로, 방치하면 위험하다.
뇌 피로의 초기에는 특별히 ‘뇌의 이상’이라는 자각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무겁다거나, 머리가 멍해진다거나, 건망증이나 두통이 종종 나타나는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이 약간 불편한 수준이긴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뇌와 연관짓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악화되면 이해력, 기억력, 판단력 등 고차원적인 기능에도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교감 신경계의 과도한 흥분으로 이어진다. 이는 호르몬 분비 불균형, 대사 기능 저하, 면역력 저하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각각의 증상들은 상황에 따라 보다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면역력 저하의 경우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근본 원인이 되며, 심한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의 문제다. 평소 위와 같은 증상을 흔하게 겪고 있다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신경정신과 등 관련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뇌 피로,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피로는 대부분 육체적 피로다. 굳이 물어볼 것도 없이, 푹 자거나 몇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뇌의 피로는 어떤가. 단순한 휴식으로 뇌의 피로를 풀기는 어렵다. 피로가 발생한 기전이 다르므로, 회복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뇌의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이 먼저다. 먼저 규칙적인 운동이다. 다른 운동보다, 하루 3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운동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면 딱 좋다.
이때 포인트는 ‘걷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침 시간 바쁘게 서두르는 출근길이나 스케줄에 맞춰 도착하기 위한 걷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온전히 걷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뇌는 우리 몸에 순환하는 전체 혈액 중 15% 정도를 소비한다. 전체 산소량 중에서도 20~25% 정도를 소비한다. 그만큼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걷기 장소는 가급적 나무가 충분히 심어져 있거나 공기 질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장소를 택하도록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빠르게 걸으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피로가 풀리게 된다.
같은 원리로 명상도 도움이 된다. 지친 뇌에 휴식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낮 동안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뇌와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교감신경항진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명상의 핵심은 걷기와 유사하다.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호흡의 움직임 자체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복잡한 정보를 담은 자극으로부터 멀어져, 단순한 움직임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으로, 가급적 오후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우리 몸은 잠든 직후 90분 사이에 가장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이 시간 동안 뇌 피로 회복 및 원활한 호르몬 분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밤 10시 ~ 새벽 2시 사이에 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참조하도록 한다.
이러한 생활습관을 한동안 유지해보고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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