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N 할매식당 한우특수부위 37년 내공 양영숙 할머니 정육식당 송파구 한우된장라면 소고기
서울 송파구는 화려한 쇼핑몰과 깔끔한 주거지로 유명하지만, 그 틈새에 오래된 기술과 정성으로 빛나는 숨은 맛집이 자리하고 있어요. 오늘 제가 소개할 곳은 바로 37년간 날 선 칼끝으로 한우를 다뤄온 양영숙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정육식당, ‘부농정육식당’이에요. 번화가가 아닌 한적한 학교 앞 골목에 자리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어느새 줄을 설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답니다.
한우 특수부위로 빚어낸 특별한 한 판
이곳의 백미는 바로 ‘한우 특수부위 한 판’이에요. 치마살, 토시살, 제비추리, 업진살 등 한 마리 소에서 소량만 나오는 진귀한 부위들을 모아 한 판 가득 담아내는데, 살짝 구워 한입 베어 물면 기름진 육즙이 입안 가득 맴돌며 녹아들어요. 다양한 식감과 풍미가 동시에 펼쳐져, 마치 고기의 여러 얼굴을 한 상에서 만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죠. 무엇보다 당일 도축한 신선한 한우를 제공한다는 점이 이곳만의 자부심이에요. 주방 안쪽에서 칼을 들고 계신 할머니의 손길이, 매일 아침 산지에서 막 들어온 고기를 정성스럽게 손질하는 모습과 겹쳐져 더 믿음이 가요.
손님 취향대로 맞춘 두께, 특별한 정성과 배려
다양한 부위를 맛보며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할머니께서 손님의 기호에 따라 고기 두께를 조절해주신다는 점이에요.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얇게, 씹을수록 진한 맛을 선호한다면 살짝 도톰하게 썰어주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죠. 이런 디테일한 정성이야말로 수십 년간 칼을 쥐며 다진 내공과, 손님 하나하나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어요.
된장과 한우가 만난 특별한 라면 한 그릇
고기를 구워 먹고 난 뒤, 이곳에서 꼭 맛봐야 할 후식 메뉴가 있어요. 바로 ‘한우 된장 라면’인데요. 이름만 들어서는 짭조름한 평범한 라면을 상상하기 쉽지만, 이곳 라면에는 일반적인 라면 수프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답니다. 대신 한우와 신선한 채소, 그리고 구수한 된장으로 국물을 내어 끓여 내는데, 이때 풍겨오는 깊은 향은 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마을 할머니 댁에서 한그릇 얻어먹는 듯한 정겨움을 불러일으켜요. 고소한 한우 기름과 된장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마치 따뜻한 국밥을 먹는 듯한 든든한 마무리를 느낄 수 있어요.
37년 경력 칼잡이 할매, 서울에 뿌리내린 정육식당 이야기
이 식당의 주인장 양영숙 할머니는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자녀 교육을 위해 1988년 서울로 상경하셨다고 해요. 그때 생계를 위해 시작한 정육점은 어느덧 37년의 세월이 흐른 뒤 정육식당으로 변신했고, 고향에서 올라온 뿌리 깊은 장인 정신을 서울의 한 켠에서 조용히 꽃피우고 있어요. 이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단순히 한 끼를 먹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다루는 전통과 사람 냄새 묻어나는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나듯, 정성어린 한 상을 통해 마음마저 든든해지는 경험을 얻어가요.
여행처럼 찾아간 송파구의 숨은 밥상
서울 한복판을 걸으며 언제든 고급 한우를 먹을 수 있는 시대지만, 오래도록 다듬은 기술과 가슴 따뜻한 주인장의 손맛으로 빚어낸 한우 한 점은 쉽사리 만나기 어렵죠. 송파구의 ‘부농정육식당’에서는 그 희귀하고 특별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어요. 누군가 일부러 찾아와야 한다는 수고로움조차 이곳에선 새로운 여정이 되고, 한 그릇 한입마다 정겨운 이야기로 채워지니까요.
[위치 정보]
•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28길 29
• 문의: 02-413-3308
• 주요 메뉴: 한우 특수부위 모듬(450g), 한우 소모듬 한판(600g) 119,000원, 소고기된장라면 12,000원, 한우육회 33,000원
송파의 조용한 골목, 37년 내공 칼잡이 할매가 써 내려간 한우의 품격을 만나보세요. 이번 여행 같은 한 끼는, 평범한 일상을 한 단계 더 깊고 진하게 물들이며, 잊지 못할 미식의 추억으로 남아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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