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한 태풍 지나간 남해안에 ‘폭력적인 가을비’… 22일엔 영동에 온다

이원주 기자 2024. 9. 2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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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풀라산'이 소멸 단계에서 남부지역을 관통하면서 이들 지역에 극한호우가 뿌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오후 11시 현재 기상청이 발표한 강수량 자료를 보면 20일~21일 사이 경남 창원에는 529.4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김해에도 431.1mm, 부산 403.4mm, 거제 381.2mm의 비가 내리는 등 경남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년치 강수량의 30%에 육박하는 거센 비가 이틀 만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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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남 김해 이동 조만강 하천이 집중호우로 범람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2024.9.21
태풍 ‘풀라산’이 소멸 단계에서 남부지역을 관통하면서 이들 지역에 극한호우가 뿌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오후 11시 현재 기상청이 발표한 강수량 자료를 보면 20일~21일 사이 경남 창원에는 529.4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폭력적인 가을비’… 1년치 비 30% 내렸다

집중호우가 이어진 21일 오후 3시 15분쯤 전남 고흥군 과역면의 한 도로가 침수돼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2024.9.21
집중호우가 이어진 21일 오후 3시 15분쯤 전남 고흥군 과역면의 터미널 상업시설이 침수돼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 2024.9.21
또 김해에도 431.1mm, 부산 403.4mm, 거제 381.2mm의 비가 내리는 등 경남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1년치 강수량의 30%에 육박하는 거센 비가 이틀 만에 집중됐다.

전남 남해안가에도 순천 375.2mm, 장흥 357.5mm, 강진 337.4mm, 진도 312.9mm 등 거센 가을 폭우가 내렸다.

특히 진도군에는 1시간 최대 강수량 112.2mm가 관측됐는데, 이는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2014년 이후 9월 하순 최다 1시간 강수량이다.

창원에서도 1시간 최다 104.9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 기존 9월 하순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이던 1998년 9월 30일의 68.4mm 대비 1.5배나 많은 비가 쏟아진 것이다.

또 부산 가덕도에는 21일 하루에만 407m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이처럼 남해안가에 극한호우가 내리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부산 사상구에서는 5톤 트럭을 포함해 트럭 2대가 한꺼번에 빠지는 대형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했다.

전남 고흥에서는 버스터미널이 일부 침수되는 등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 지역에서는 농경지 78만㎢(78헥타르)가 물에 잠겼다. 고흥에서는 버스터미널이 일부 침수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창원에서는 김해 방면 창원터널이 오전부터 통제됐다가 오후에 통행이 풀리기도 했다. 불모산터널 역시 한 때 김해 방면이 통제됐다.

●소멸했어도 태풍급 위력

21일 오전 호우경보가 발효된 부산 남구의 한 도로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나무가 도로로 쓰러졌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4.09.21.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8시께 전 김제시 봉남면의 한 도로에서 호우로 인해 전신주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전북소방 제공) 2024.9.21
남해안을 강타한 이번 가을 폭풍우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의 잔해가 남해안 지방을 관통하며 발생했다.

태풍 풀라산은 중국 서해안 지방에 상륙하면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졌지만 태풍이 아니었을 뿐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머금은 채 진로를 틀어 한반도를 향했다.

21일 오전 9시 기준 ‘풀라산’이 소멸하는 단계인 열대저압부 중심에서도 최대풍속 시속 68k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또한 태풍이 소멸 단계에 들어서면 붙잡고 있던 수증기를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태풍으로 존재할 때보다 강수량이 오히려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북쪽 중국 만주지방에서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이 상대적으로 온난다습한 열대저압부 세력과 우리나라에서 충돌하면서 강수량과 바람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실제 초여름 강한 장마전선이 발달하는 원리와 비슷한 상황이 남해안에 발생한 것이다.

●고비는 넘겨… 동해안은 주의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기상청 보고를 받고 있다. 2024.9.21. 뉴스1

기상청 예보를 보면 자정을 넘어가면서 남해안의 빗줄기는 많이 가늘어진 상태다.

일부 남부지방에 약한 비가 오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강수량은 시간당 1mm를 넘지 않고 있다.

다만 22일에는 강원 영동 지역에 거센 비가 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열대저압부는 22일 새벽 세력이 더 약화되면서 저기압으로 바뀐 뒤 일본 지역에 상륙하겠지만 저기압 영향으로 영동 지방에는 동풍이 강하게 불겠다.

이 동풍이 태백산맥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영동 지역에 적잖은 비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강원 동해안에 22일까지 비가 최대 60mm까지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또 충청권에도 5~30mm의 비가 올 수 있다.

남해안에도 고비는 지났지만 22일에 비가 계속될 수 있다. 제주에는 지리적 영향으로 23일까지도 비가 이어지겠다. 강수량은 10~60mm로 예보됐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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