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우습나? 적당히 하라고” 사이버트럭 예약자들 뿔난 이유

11월 인계 앞둔 사이버트럭
미국보다 비싼 가격 ‘논란’
한국 시장이 만만한가?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목포IILUCA'님

최근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첫 고객 인도가 오는 11월 말 이후로 점쳐지는 가운데,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공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초기에 공언했던 가격보다 크게 오른 데다, 미국 현지 판매가와 비교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가격 차이를 보이면서 ‘테슬라가 한국 시장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사이버트럭은 한국에서 ‘AWD(사륜구동)’와 고성능 최상위 트림인 ‘사이버비스트’ 두 가지 모델로 판매될 예정인 반면, 미국에서는 이 두 트림 외에도 비교적 저렴한 ‘롱레인지’ 트림도 판매 중인 상황이다. 진입 장벽이 낮은 하위 트림 없이, 미국 현지에서도 기본적으로 1억이 넘어가는 가격을 보이는 두 상위 트림만 판매하는 것 역시 불만을 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논란의 실체는? 트림별 가격 비교
사진 출처 = '테슬라'

미국에서 사이버트럭은 AWD 모델이 79,990달러(약 1억 1,000만 원), 사이버비스트 모델이 99,990달러(약 1억 4,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FSD(Full Self Driving, 완전 자율 주행) 등 여러 프리미엄 기능이 포함된 ‘파운데이션 시리즈 패키지’를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해당 패키지를 적용한 AWD 모델은 약 1억 3,000만 원, 사이버비스트는 약 1억 6,000만 원 선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공개된 가격은 다소 터무니없다. AWD 모델의 기본가는 1억 4,500만 원, 사이버비스트 모델은 1억 6,000만 원으로 책정된 것인데, 미국에서 옵션을 추가한 풀옵션 가격보다도 한국에서의 기본 모델 가격이 더 비싼 셈이다. 거기다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우리 돈으로 약 9,600만 원에 판매되는 ‘롱레인지’ 트림이 출시되지 않아 소비자 선택의 폭도 좁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FSD 옵션이 기본 제공되지 않으며, 약 900만 원을 내고 별도로 구매하거나 구독해야 한다. 해당 옵션 가격을 더하면 한국에서의 AWD 가격은 약 1억 5,400만 원, 사이버비스트는 무려 약 1억 6,900만 원에 달한다. 기본 가격부터 미국보다 훨씬 비싼데, 여기에 필수적인 옵션까지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구조는 말 그대로 소비자들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격만 문제가 아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부천 II 프로댓글러' 님
사진 출처 = 테슬라 공식 유튜브

미국 시장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외에도 사이버트럭은 한국의 도로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실용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5미터가 족히 넘는 길이에 2미터가 넘는 너비 등 거대한 차체는 좁은 골목길이나 아파트 주차장 진입이 어렵고, 매번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복잡한 도심 주행에서도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도 여러 문제로 판매량이 저조해 미판매 재고가 쌓여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타당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문제 중 가장 심각한 점은 다름 아닌 안전성이었다. 사이버트럭의 각진 외관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Crumple Zone)’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각진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져 매우 단단한 차체는 충돌 시 충격이 분산되지 않고, 상대 차량이나 보행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러한 디자인이 보행자 안전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출시가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소비자들의 날 선 반응
사진 출처 = MLB파크

테슬라의 이와 같은 행보에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 시장을 호구로 본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관련 보도 댓글에서는 “소비자 우롱하는 것”,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우리나라 시장을 겨냥했다는 분석은 한국인을 호구로 봤다는 거다”, “미국도 악성 재고가 넘친다는데, 비싸도 사는 놈들 있으니까 수익 챙기려는 수작 아니냐” 등 격앙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사이버트럭 예약자들은 분노의 ‘예약 취소’ 인증 글을 올리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테슬람(테슬라+이슬람)’으로 불리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무조건적인 구매 열풍을 보였던 과거와 같은 지지층이 이번 사이버트럭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뜩이나 낮은 신뢰성에 이번 가격 차이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사이버트럭이 국내 시장에서 큰 악재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때 ‘지드래곤의 차’로 화제 몰이를 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그 화려한 이미지 속 내막은 사이버트럭을 시장 속에서 고립시킬 전망이다. 테슬라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사이버트럭은 상품성에 연연하지 않는 부자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하거나, 상품성을 개선한 브랜드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 방향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