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국방부가 한국산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 도입을 위해 대통령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아르난 파날리간 하원의원이 최근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필리핀 국방부는 더 높은 대출한도를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령 415호 개정안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가 성사될 경우 필리핀은 KF-21 보라매 20대와 함께 조기경보통제기(AWACS), 공중급유기까지 패키지로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한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방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령 415호, 필리핀 국방예산의 핵심 열쇠
대통령령 415호는 필리핀 정부의 차입 권한을 규정하는 법령으로, 국방 장비 구매를 위한 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법령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가 국방 현대화를 위해 빌릴 수 있는 금액에 상한선이 설정되어 있는데, KF-21 보라매와 같은 고가의 첨단 전투기 도입에는 이 한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파날리간 의원의 발언은 필리핀 국방부(DND)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국방부는 의회에 법안 개정을 요청했고, 현재 관련 법안 작성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필리핀 공군의 전력 증강을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KF-21 보라매 20대, 필리핀 공군의 게임 체인저
필리핀이 도입을 검토 중인 KF-21 보라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로, 일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전투기입니다.
현재 필리핀 공군은 FA-50 경공격기 12대를 주력 전투기로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공군이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공격기입니다.
FA-50은 훈련과 경공격 임무에는 적합하지만, 본격적인 공중전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죠.

KF-21 보라매는 FA-50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전투기입니다.
최대 마하 1.8의 속도와 7,700kg 이상의 무장 탑재 능력을 갖췄으며,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해 다수의 목표를 동시에 추적하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20대 규모로 도입될 경우 필리핀 공군은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억제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AWACS와 공중급유기, 전투기만큼 중요한 전력 배가 장비
주목할 점은 필리핀이 단순히 전투기만 구매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공중급유기까지 함께 도입하려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필리핀 국방부가 단순한 전투기 구매를 넘어 통합 공중전력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AWACS는 '하늘의 눈'이라 불리는 장비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항공기와 함선을 탐지하고 아군 전투기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남중국해처럼 넓은 해역을 감시해야 하는 필리핀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장비죠.
공중급유기는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2배 이상 늘려주는 전력 배가 장비입니다.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까지는 마닐라에서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데, 공중급유기 없이는 KF-21이 그곳까지 가서 충분한 시간 동안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남중국해 긴장, 필리핀 공군력 증강의 배경
필리핀의 이번 결정 배경에는 남중국해
에서의 중국과의 지속적인 긴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른바 '구단선'을 내세우며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고 있고,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도 해경 선박과 해상민병대를 동원해 필리핀 어선과 보급선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를 계속하고 있죠.
필리핀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자체 군사력 증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KF-21 도입은 이러한 전략의 핵심 요소인 것입니다.
한국 방산, 동남아 시장 교두보 확보 기회
필리핀의 KF-21 도입 추진은 한국 방산업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KF-21은 현재 한국 공군에 인도되기 시작한 단계로, 아직 해외 수출 실적이 없는 상황입니다.
필리핀이 첫 해외 고객이 된다면 이는 한국 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성과가 될 것이죠.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노후화된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어 조만간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KF-21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태국과 말레이시아도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필리핀이 KF-21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운용한다면,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또한 필리핀은 이미 FA-50을 운용하면서 한국산 항공기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제작사의 상위 기종인 KF-21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조종사 훈련, 정비 인프라, 무장 호환성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선택이죠.
실현 가능성과 앞으로의 전망
물론 법안 개정이 곧바로 KF-21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필리핀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실제 예산 확보와 계약 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또한 KF-21 20대와 AWACS, 공중급유기를 포함한 패키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필리핀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단계적 도입이나 장기 할부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국방부가 대통령령 개정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점은 이번 사업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파날리간 의원의 발언처럼 "현재 법안 작업 중"이라는 표현은 이미 실무 단계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죠.
한국과 필리핀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맞물린다면, 조만간 KF-21의 첫 해외 수출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