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은 많지만 임금과 세작이 서로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속이는 이야기는 흔치 않습니다. 2024년 초 방송된 이 tvN 토일드라마는 4회 만에 평균 6.0%, 최고 7.9%를 찍으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습니다. 제목부터 서늘한 궁중 암투극, 세작 매혹된 자들입니다.
버려진 여자가 간첩이 되어 돌아오는 설정
이야기는 왕위에 오르기 전의 주인공이 한 여인을 비참하게 버리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3년 뒤 그 여인은 적국의 세작, 즉 간첩이 되어 남장을 한 채 궁으로 돌아옵니다. 복수를 하러 온 사람과 그 사실을 모르는 임금이 매일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구조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늘 두 겹으로 읽히고, 시청자만 그 이중의 의미를 알고 지켜보게 됩니다. 멜로와 첩보극의 문법을 겹쳐 놓은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4회 만에 최고 7.9%, 동시간대 1위
초반 반응은 조심스러웠지만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돌변하는 4회에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해당 회차는 전국과 수도권 모두 평균 6.0%, 최고 7.9%를 기록했습니다.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라는 성적표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주말 사극 경쟁에서 자리를 지켰습니다. 초반의 느린 전개를 견딘 시청자들이 중반부터 보상을 받은 셈입니다.

처음 임금을 연기한 배우, 처음 남장을 한 배우
주연을 맡은 두 배우 모두 이 작품에서 처음 시도하는 역할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임금을 연기했고, 다른 한 사람은 처음으로 남장 여자 역을 맡았습니다. 밝고 편안한 이미지로 알려진 배우가 냉혹한 군주로 돌아서는 구간은 방영 당시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이었습니다. 상대역 역시 감정을 숨긴 채 표정만으로 설명해야 하는 어려운 연기를 해냈습니다. 두 배우의 변신이 작품의 화제성을 끌어올린 핵심이었습니다.

왕이 된 남자 작가가 5년 만에 내놓은 작품
대본은 2019년 동시간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1위를 기록한 사극을 쓴 작가가 맡았습니다. 그 작품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기대가 모였습니다. 연출은 수사극으로 호평을 받았던 감독이 담당해 궁중극에 서늘한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세트와 의상, 조명의 완성도가 높아 고퀄리티 사극이라는 평가도 자주 따라붙었습니다. 작가와 감독의 조합 자체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사극을 좋아한다면 놓치기 아까운 선택
이 작품은 전투나 권력 다툼의 스케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좁은 방 안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과 시선으로 긴장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액션 사극보다 심리극에 가깝고, 몰아보기보다 한 회씩 곱씹어 보기에 어울립니다. 결말을 알고 다시 보면 초반 대사가 전혀 다르게 들린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궁중 사극에 로맨스와 첩보가 섞인 조합이 궁금하다면 충분히 시간을 들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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