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지 말고 정리하세요

“비싸게 주고 산 건데, 그냥 버리긴 아까워요.”

‘물건을 절대 바닥에 두지 않는다’의 저자 스도마사코는 “수납 공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물건이 가득 차 있으면 마치 바람 빠진 바퀴처럼 생활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만여 가정을 직접 방문해 정리 컨설팅을 진행한 니시자키사치 정리습관화 컨설턴트는 “쓰레기나 다름 없는 썩은 물건들은 제때 처분하지 않으면 집의 기운을 좀먹고 재운(財運)까지 나빠진다”며 “방이 정리되지 않은 사람들은 돈 걱정까지 동시에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돈이 줄줄 새는 집의 낭비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

정리의 시작점은 냉장고 청소

냉장고 안이 정체 모를 검은 봉투로 가득하다면 가계부를 점검할 시간이다. 검은 봉투에 식재료가 들어 있으면 뭔지 잘 몰라서 다시 구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냉장고 속 재료들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명 냉장고 파먹기(냉파)를 하면 소비도 통제하면서 청소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조언한다.

장보기도 조금씩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이 사둬야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필요한 만큼만 사서 냉장고에 넣어둬야 공간에 여유도 생기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쉽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냉장고 효율이 좋아져서 전기 요금을 덜 내는 건 덤이다.

보통 냉장실보다 심각한 곳은 냉동실이다. 방치된 냉동실 식재료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맛도 변해서 다시 먹을 확률이 매우 낮다. 꼭 냉동 보관을 해야 한다면 속이 잘 보이는 통에 보관해야 잊지 않고 제때 소진할 수 있다.

부잣집은 현관부터가 다르다

현관은 ‘집의 얼굴’이다. 현관을 청결하고 기분 좋게 정리해 두는 것은 자기 자신과 가족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여서 운기 상승에 좋다.

‘사는 방에서 운명이 결정된다’의 저자 야노케이조는 “풍수적으로도 현관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정리 정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부자들의 집을 방문해 보면 당연할 정도로 현관이 깨끗하고 향긋한 향기도 나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먼지가 잔뜩 쌓여 있거나 묵은 냄새가 나는 현관에는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현관을 어지럽히는 대표적인 물건은 1회용 비닐 우산이다. 급한 김에 샀다가 아무렇게나 던져뒀다면, 정리하자. 쓸 날을 기다리며 보관하겠지만 실제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개봉한 자외선 차단제는 정리

성인용, 어린이용, 스포츠용, 수영장용 등 자외선 차단제를 종류별로 수비하는 이가 많다. 한 철 쓰기엔 용량이 많다 보니, 절반도 쓰지 못하고 계절이 바뀌기 일쑤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뚜껑을 열고 나면 산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해가 바뀌기 전에 다 써버리는 게 안전하다. 제조 방식에 따라 유통기한이 다르데, 보관 상태가 양호하다면 2년까지는 괜찮다.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어도 색이나 향, 질감이 변한 제품은 바로 버리는 게 좋다.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호텔 어메니티

휴가로 호텔에 머문 뒤 버리기 아까워서 일회용품을 가져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막상 집에 가져오고 나서는 수납장에 쌓아 놓기만 하고 까먹기 일쑤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공짜로 얻은 물건들은 결국 집을 더럽히는 애물단지가 되기 쉽다. 모아둔 일회용품들은 헬스장에서 쓰거나,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