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합격점~르노 그랑 콜레오스..승부는 가격과 연비
“외관 디테일과 실내 감성 디자인은 성공 예감! 이제 남은 건 쏘렌토보다 저렴한 가격과 동급 1위 연비뿐이네”
르노코리아가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를 본 순간 든 느낌이다. 이날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그랑 콜레오스는 기존 QM(수출명 콜레오스)를 계승한 차다. 한층 더 커진 차체에 걸맞게 크다는 의미의 그랑을 붙여 그랑 콜레오스로 명명했다.
당초 르노삼성자동차 시절 상표로 등록한 QM7 이름이 유력했다. 하지만 르노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에 따라 차명을 단일 이름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유럽에서 팔리는 이름과 동일하게 그랑 콜레오스로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프로젝트 코드명 ‘오로라1’으로 알려졌던 르노 그랑 콜레오스 차명은 강인함, 견고함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coleoptera(코리옵테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날 그랑 콜레오스 실내외 디자인을 보면 프랑스 특유의 감성과 디테일이 돋보였다. 전면의 경우 풍부한 곡면을 담아내 강인함보다는 아름다운 도심형 SUV 콘셉트를 보여준다.
눈길을 끄는 건 르노 로장주 엠블럼과 함께 라디에이터 그릴 디테일을 로장주를 닮은 시그니처 패턴으로 마무리했다. 단지 “엠블럼이나 그릴에 LED 조명이 들어왔으면 좀더 화려하고 강인함 느낌을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측면은 심플하다. 중형 SUV다운 긴 직선을 간결하게 사용했다. 단지 올드 스타일의 도어캐치가 살짝 눈에 거슬린다.
디자인으로 봤을 때 백미는 후면이다. 살짝 쿠페 스타일도 나면서 음양의 볼륨이 조화롭다. 리어램프는 3D 타입 풀 LED를 좌우로 넓게 배치했다. 여기에 르노 특유의 디테일까지 더해져 동급 차량 중에 후면만큼은 가장 좋아 보인다. 적어도 주행 중에 그랑 콜레오스를 쫓아가면 아름다운 디자인을 계속 볼 수 있겠다.
디자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전면에 중형 SUV다운 눈길을 확 끌만한 한 방이 없는 부분이다. 요즘 르노의 디자인 요소인 세닉 EV에 적용한 두 줄 주간주행등이 들어갔다. 기존 QM6에 사용했던 ‘ㄷ’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조금 더 강인해 보일 수 있겠다.
아울러 상품성을 놓고 보면 첨단 인테리어는 좋지만 SUV로서 1리터 페트병 컵홀더나 다양한 적재공간이 부족한 부분이 아쉬웠다. 실내 공간은 조수석 3분할 된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다. 공조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장치만 한 줄 물리 버튼으로 처리해 무척 깔끔하다. 여기에 알칸타라 소재에 푸른 스티치로 마감한 대시보드 디자인이 무척 고급스럽다.
알핀 트림 센터 콘솔 팔걸이 부위와 스티어링휠에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블루,레드,화이트 스티치로 수를 놓았다. 르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르노는 이날 그랑 콜레오스 상품을 설명하면서 상당 부분 실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첨단 IT 기능에 대해 시간을 할애했다.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을 뿐더러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에 방해되지 않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링크하면 나만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휠베이스는 무려 2820mm에 달한다. 그동안 가장 길던 현대차 싼타페 2815mm보다 더 길다. 휠베이스가 긴데다 아예 3열 시트를 배치하지 않아서인지 2열의 여유로움만큼은 동급 최강이다.
아울러 2열 시트 등받이가 상당 부분 눕힐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 2열 탑승객의 편안함은 경쟁 차종 가운데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 무뤂공간뿐 아니라 헤드룸 역시 넉넉해 190cm 이상 장신이 타도 넉넉할 정도다.
그랑 콜레오스는 3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기본 테크노, 중간 아이코닉, 최상위 에스프리 알핀이다. 이 가운데 알핀은 르노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티한 스타일로 내외관을 장식했다.
이날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125년 역사의 르노는 ‘매일 함께하는 차’라는 브랜드 DNA를 기반으로 일상에서의 혁신을 추구해 왔다”며 “그랑 콜레오스는 이러한 르노의 DNA를 바탕으로 강력하고 광범위한 글로벌 협력과 부산공장 및 협력업체들의 뛰어난 생산 노하우와 품질 경쟁력이 어우러져 탄생했다”고 말했다.
차체 크기는 패밀리카에 걸맞게 길이가 4,780mm에 달한다. 트렁크 적재 공간도 뒷좌석 폴딩 시 최대 2034리터(가솔린 기준)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60/40 분할이 가능한 뒷좌석 시트는 수동으로 각도를 2단계 조절(28도 및 33도)할 수 있는 건 매력이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동급 최고 용량의 배터리(1.64kWh)에 하이브리드 전용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를 결합했다. 멀티모드 오토는 모터(출력 100kW)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 모터(출력 60kW)로 이뤄진 듀얼 모터 시스템에 3단 기어를 추가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45마력이다. 도심 정체 구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속 40km 이하에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 이 구간에서 가솔린 엔진 대비 최대 50%까지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 가솔린 모델도 나온다. 2.0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은 최고 211마력, 최대 토크 33.1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7단 DCT를 매칭했다. 2WD와 4WD 두 가지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평을 내려 보자면 내외관 디자인은 깜놀 대박은 아니더라도 합격 점수는 줄 수 있겠다. 이제 남은 건 가격과 주행성이다. 가격은 중형 SUV 시장의 압도적 1위인 기아 쏘렌토보다 100만~200만원 정도는 싸야하지 않을까 한다.
아울러 동급 최고 연비가 기대된다. 그랑 콜레오스 파워트레인은 이미 2년 전 지리차 싱위에 SUV에 탑재해 겸증을 끝낸 1.5터보 가솔린 엔진과 모터의 결합이다. 배터리 출력도 동급 최강이라 연비만큼은 쏘렌토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이나 핸들링은 르노가 세계 최강 대열에 들어 있다. 편안하면서도 쫀득한 주행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8월로 예정된 미디어 시승회가 기다려진다. 얼마나 좋은 연비와 정숙성, 르노 특유의 쫀득한 핸들링을 하우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서 경험하고 싶다.
부산=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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