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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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GT라인
전기모터 싱글 최고출력 229마력 최대토크 350Nm 배터리 용량 84kWh 전비 4.9km/kWh 가격 6515만원익숙한데 다르다. 신형 EV6의 첫인상이 그랬다. 부분변경 모델이니까. 부분변경은 페이스리프트라고도 한다. 그러니까 얼굴을 고친다는 뜻이다. 차가 나오고 3~4년 지나면 익숙해진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목도가 떨어진다. 관심을 먹고사는 건 연예인만이 아니다. 자동차도 꾸준한 관심이 판매로 이어진다. 부분변경을 통해 환기해야 한다. 단지 분위기만 바꾸는 건 아니다. 흐른 시간만큼 성숙해진다. 반응 살펴 보완하는 단계를 거친다. 크게 변하진 않지만,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 어떻게 보면 차를 살 때 부분변경 모델이 제격이다.
EV6는 2021년에 처음 등장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들었다. 아이오닉5와 형제 차. 스포트라이트가 아이오닉5로 쏠리긴 했다. 그럼에도 EV6는 고유한 실루엣과 다부진 주행 감각으로 나름의 정체성을 구축했다. 전기차지만 보다 역동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EV6에 더 관심을 두게끔. 유럽 취향을 고려한 기아의 성격을 담은 셈이다.
작지만 큰 변화
실내 변화는 크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부분변경이니까. 단 GT라인은 스티어링휠 디자인이 바뀌었다. 혼 부분이 작아지고 전체적으로 간결해졌다. 스포티함을 표현했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대신 각을 살린 혼이 보다 미래적으로 느껴지는 건 맞다. 스티어링휠 디자인 때문에 GT라인을 고려할까? 누군가에게는 그럴 만한 매력을 줄 수 있다.
실내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언제나 디지털 디스플레이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이제 정석으로 느껴진다. 실내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첨단 느낌을 증폭한다. 대부분 브랜드가 이런 형태지만, EV6만의 차별점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현대차 그룹의 차별점이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그래픽과 폰트가 매끈하고 정갈하다. 중요한 부분이다. 국내 브랜드라서 얻는 이점도 있지만, 그만큼 공들인 결과다. 조작감도 매끄럽고 반응도 빠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다. 그런 흐름에서 앞설 수 있다. 신형 EV6에서도 그 장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소재와 질감도 얘기하고 싶다. GT라인은 스웨이드 재질을 고를 수 있다. 도어 트림 전체를 채운 스웨이드가 실내를 한층 고급스럽게 한다. 더불어 각 버튼의 플라스틱 질감과 누르는 감촉도 꽤 신경 쓴 티가 난다. 후처리한 플라스틱은 부드럽고, 눌릴 때 강도는 쫀쫀하다. 그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는 얘기다. 현대차 그룹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부분이다. E-GMP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신형 EV6를 시승하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일지도 모른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하잖나. 작은 차이가 쌓이면 결정적인 변화를 이끈다. 이후로 밀어두던 것들을 하나씩 챙길 때 전체 수준이 올라간다.
“신형 EV6의 외관은 눈매가 핵심이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으로 눈매를 바꿨다.
최근 기아 모델의 공통적 변화다.”
짜릿한 패밀리 카
본격적으로 달려보기로 한다. 시내 주행부터 고속도로까지 코스를 짰다. 앞서 말한 숫자의 감각을 느낄 차례다. 예상이 맞았다. 싱글 모터 모델의 숫자는 일상 영역에서 충분할 정도다. 오히려 은근히 짜릿한 기분도 고조시킨다.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는 오랜만에 느껴도 강렬하다. 스티어링휠 아래쪽엔 드라이브 모드 버튼도 있다. 스포츠로 놓고 달리면 어지간한 스포츠카 부럽지 않다. 물론 가속력에 관한 부분만이다. 새삼 전기차의 가속력이 무지막지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성능 엔진의 박력과는 다르지만, 전기차만의 재미가 있다.
그렇다고 EV6가 달리는 데만 집중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편안함이 깔려 있다. 조향 감각이 가볍고, 하체도 부드러운 편이다. 그 안에서 하체 질감을 살짝 탄탄하게 마무리하며 성격을 부여한다. 대체로 부드러운데 끝에서 흐트러트리지 않게 다잡는달까. 그 부분이 EV6를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격에서도 아이오닉5와 구별한다. 이렇게 말해도 기본적으로 패밀리 카의 온순함이 관통한다. 당연한 세팅이다. 대부분 패밀리 카로 EV6를 선택할 테니까.
신형 EV6를 타는 내내 포만감이 퍼졌다. 딱히 아쉽다고 여길 부분이 없어서. 요철을 지날 때 좌우로 다소 뒤뚱거리는 거동 정도 아쉬웠다. 하지만 패밀리 카의 영역에서 부드러움을 조성하려면 어쩔 수 없었으리라. 이런 생각 또한 잠시 스쳤을 뿐이다. 이내 또렷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똘똘한 주행보조장치 같은 편의 장치가 흐뭇하게 했다. 일상에선 이런 요소가 더 와닿는 법이다. 광활하진 않지만 넉넉한 공간이야 말할 것도 없다. 가끔 밟아주면 짜릿함을 선사하는 출력까지 품었다. 전기차의 다채로운 장점을 호화롭진 않아도 두둑하게 전한다. E-GMP로 만든 전기차가 등장했을 때 반응이 뜨거웠다. 신형 EV6는 그 반응을 여전히 유효하게 한다.
Editor : 김종훈 | Photography :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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