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딩아웃]= 필드 위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검투사였지만, 로프 밖으로 벗어난 두 천재의 교감은 골프 그 이상의 감동을 자아냈다.

'천재'와 '여제'의 낭만적인 동행, 손하트로 피어난 우정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휠윈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3라운드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는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인터뷰를 준비하던 김효주 뒤로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가 깜짝 등장해 두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인 것,
지난주 파운더스컵에 이어 2주 연속 챔피언 조에서 김효주와 사투를 벌였던 코다는 "김효주와 경기하는 게 슬슬 지루해지려 한다"는 농담 섞인 경외심을 표했다. 자신의 완벽한 플레이조차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김효주의 경기력에 던진 최고의 찬사였다. 김효주 역시 "넬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며, 그의 스윙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나온다"라며 깊은 존중을 드러냈다.

8번 홀의 위기, 12m 장거리 퍼트로 잠재운 '강심장'
우정은 따뜻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30일 이어진 최종 라운드에서 김효주는 8번 홀 더블보기를 범하며 한때 코다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 흐름이 뒤집힐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김효주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4번 홀 칩샷 버디와 5번 홀에서 터진 12m 거리의 환상적인 장거리 버디 퍼트는 이날 우승의 결정적 장면이었다. 반면 추격의 고삐를 죄던 코다는 15번 홀에서 1m 거리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치는 등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코다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와 2주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완수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시대를 관통한 '클래스'의 증명, "모두의 김효주"가 되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LPGA 투어 통산 9승 고지에 올랐다. 2015년 데뷔 이후 첫 시즌 다승을 기록한 것은 물론, 10대와 20대에 이어 30대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진기록을 썼다.
시즌 첫 2승 선점과 함께 CME 글로브 포인트 및 상금 랭킹 1위(상금 33만 7500달러)를 싹쓸이한 김효주는 명실상부한 투어 지배자로 우뚝 섰다. 한국 선수단은 이미향의 블루베이 LPGA 우승에 이어 김효주의 연승 행진이 더해지며 시즌 초반 강력한 상승 기류를 탔다.
단순한 기술의 승리를 넘어, 경쟁자를 팬으로 만드는 압도적인 경기력과 정신력을 증명한 김효주. 이제 그의 시선은 시즌 다승을 넘어 투어를 완전히 장악할 다음 타깃으로 향하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TV 공식 유튜브 채널
Copyright © STANDINGOUT x N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