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이그룹 '원디렉션' 스타 리암 페인 사망, 아르헨티나 호텔서 추락

‘원디렉션’의 전 멤버였던 리암 페인

경찰이 4인조 영국 보이 밴드 원디렉션의 전 멤버였던 리암 페인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호텔 3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고급 주택가인 팔레르모 지역에 긴급 출동한 구급대가 페인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페인은 루이 톰린슨, 나일 호란, 해리 스타일스, 제인 말리크와 함께 지난 2010년 방영된 TV 프로그램 ‘엑스 팩터’를 통해 결성된 인기 보이 밴드 ‘원디렉션’의 멤버로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달 초 페인은 동료 멤버 호란의 아르헨티나 콘서트에 참석하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마약 및 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공격적인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아 출동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호텔 안뜰에서 큰 소리가 났다는 신고를 접수했고, 직후 그곳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지 구급대 책임자인 알베르토 크레센티 국장은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인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센티 국장은 페인이 발코니에서 추락한 정황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영국 외무부는 “영국인 남성의 사망 보도와 관련해” 아르헨티나 당국과 연락하고 있다면서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사건 발생 몇 시간 전, 페인은 SNS 플랫폼 ‘스냅챗’에 “이곳 아르헨티나에서의 멋진 날”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사건이 발생한 부에노스아이레스 호텔 밖에는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에 경찰은 호텔 출입문을 봉쇄했다. 일부는 그를 추모하는 촛불을 켜기도 했다.

비올레타 안티에라는 이름의 한 젊은 여성 팬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실에 있었는데 언니가 페인의 사망 소식을 알려줬다”면서 “우리는 믿을 수 없었다.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직접 이곳에 왔다”고 설명했다.

안티에는 불과 2주 전 호란의 콘서트에서 페인을 봤다고 한다.

또 다른 여성 팬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울먹거리며 “이게 내가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호텔에 직접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페인이 숨진 채 발견된 부에노스아이레스 호텔 앞에는 팬들이 모여들었다

온라인에서도 추모글이 쏟아지고 있다.

보이 밴드 ‘더 원티드’의 멤버인 맥스 조지는 페인이 엑스 팩터(The X Factor)에 참가했을 때 그를 만났다며 그의 사망 소식이 “정말 충격적”이라고 했다. 조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아는 기쁨을 누렸고, 그와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더 원티드의 또 다른 멤버인 톰 파커가 뇌종양에 걸렸을 때 페인이 “훌륭하게” 지원해줬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파커가 33세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페인 또한 장례식에 참석했다.

원디렉션보다 1년 먼저 엑스 팩터에 출연했던 싱어송라이터 올리 머스는 “할 말을 잃었다”며 슬픔을 표했다.

머스는 인스타그램에 “페인과 나는 같은 열정, 꿈을 공유한 사이로, 그가 이렇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니 남겨진 가족들과 아빠를 잃은 페인의 아들 베어를 생각하며 마음이 찢어지고 힘들다”고 적었다.

엑스 팩터의 진행자였던 방송인 더멋 올리리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페인을 추모했다. 올리리는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페인이 14살 떄 엑스 팩터 오디션에 참가해 시나트라의 곡을 부르며 우리를 놀라게 한 기억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항상 기쁨이었고, 모든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내주었으며, 예의 바르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닌, 항상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사교계 유명인인 패리스 힐튼은 X(구 ‘트위터’)에 “유가족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애도를 보낸다”며 “내 친구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잉글랜드 울버햄턴에서 태어난 페인은 2008년 ITV 예능 프로그램인 엑스 팩터 오디션에 나섰으나, 심사위원인 사이먼 코웰은 그에게 “2년 후에 다시 오라”며 돌려보냈다.

실제로 페인은 2년 뒤인 2010년 다시 한번 오디션에 참가했고,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찬가지로 솔로로 오디션에 참가한 다른 멤버 4명과 함께 밴드 ‘원디렉션’을 결성하게 된다.

원디렉션은 정규 음반 4장이 영국에서 1위를, 싱글 4개가 전 세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의 엄청난 인기를 끌다가 2015년 활동 중단을 발표했다.

이후 2017년 페인이 발표한 솔로 데뷔 싱글 ‘Strip That Down’은 영국 오피셜 차트 3위를 차지했으며, 리타 오라와 함께 발표한,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해방’의 삽입곡인 ‘For You’도 톱 10에 들었다.

2016년 영국 인기 걸그룹 ‘걸스 어라우드’ 출신 셰릴 트위디와 연애를 시작해 이듬해 아들 베어 페인을 낳았다. 두 사람은 2018년 결별했다.

한편 페인과 사귀었던 또 다른 연인인 마야 헨리는 이번 주 초 변호사를 통해 페인에 대한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헨리는 SNS에 페인이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페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