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루콜라'

시골 담장 옆이나 밭두렁, 도심의 자투리 화단에서 흔히 보이는 풀 중 잎이 약간 톱니 모양으로 갈라지고 손끝에 쌉싸래한 향이 남는 식물이 있다. 겉보기엔 잡초처럼 보이지만 이름은 루콜라다. 유럽에서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고급 허브로 대접받는 루콜라는 스테이크, 피자, 파스타에 곁들이는 재료로 유명하며 향과 식감이 요리의 완성도를 높인다.
루콜라는 십자화과의 1년생 식물로 원산지는 지중해 동부 지역이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재배되어 향신료와 약초로 사용됐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는 지금도 주요 허브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향이 강하고 약간 매운맛이 있어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유럽의 가정식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 중 하나이며, 프리미엄 레스토랑에서는 잎 모양이 균일한 루콜라만 따로 선별해 제공한다.
국내에서 확산되는 ‘로켓 채소’ 재배

한국에서 루콜라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수입산으로 소량 사용됐지만 가격이 높아 일반 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웠다. 이후 2010년대에 농촌진흥청이 국산 품종을 개발하면서 재배가 본격화됐다. 대표 품종은 ‘로켓상’, ‘루꼴라세’로 국내 기후에 맞게 개량되어 노지와 시설하우스 재배가 모두 가능하다. 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남도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농가는 연중 출하 시스템을 갖췄다.
루콜라는 씨를 뿌린 뒤 약 3~4주면 수확할 수 있다. 재배 주기가 짧고 병충해에 강해 초보 농가도 쉽게 키운다. 햇볕이 충분히 드는 밭이라면 특별한 거름 없이도 잘 자란다. 다만 여름철 고온에서는 잎이 질겨지고 향이 너무 강해지는 특성이 있어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수확 후에는 잎이 쉽게 시들기 때문에 저온 보관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품질 유지 기술이 농가 수익에 큰 영향을 준다.
영양이 풍부한 허브, 유럽에선 ‘미식 잎채소’로 불린다

루콜라는 100g당 비타민A 237μg, 비타민C 15mg, 칼륨, 엽산,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이 체내에서 항산화 물질로 변해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 함량도 높아 포만감을 주며, 단백질 함량 또한 잎채소 중에서 높은 편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루콜라를 ‘그린 와인(녹색 와인)’이라 부르며 향이 짙고 풍미가 진한 채소로 평가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루꼴라’, 프랑스에서는 ‘로켓(Roquette)’, 영국에서는 ‘아루굴라(Arugula)’라 부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샐러드, 피자, 스테이크, 파스타에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100g당 3~4유로(약 4000~6000원) 선으로 판매되며, 피자나 스테이크에 곁들여 나올 경우 1인분 기준으로 2~3유로(약 8000~12000원) 상당이 추가된다. 레스토랑에서는 수확 직후의 프리미엄 루꼴라만 사용하는 곳도 많아, 샐러드나 메인 메뉴 한 접시가 20000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흔하다.
잡초에서 고급 식자재로, 새로운 식탁의 변화

한국에서는 루콜라가 여전히 생소한 편이지만 소비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와 프리미엄 식자재 매장에서는 루콜라 전용 코너가 생겼고, 온라인 채소 정기배송 서비스에서도 상위 품목으로 꼽힌다.
샐러드 전문점과 베이커리, 브런치 카페에서도 루콜라를 사용한 메뉴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재배 면적은 2015년 13헥타르에서 2024년 45헥타르로 3배 이상 늘었다.
집에서도 비교적 쉽게 재배할 수 있다.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나 창가 화분에 씨를 뿌리면 한 달 안에 수확할 수 있다. 물은 흙이 마를 때만 주는 것이 좋고, 배수가 잘되는 흙을 써야 한다. 신선한 잎은 향이 진하므로 샐러드로 먹을 때는 올리브오일, 레몬즙, 치즈를 곁들이면 풍미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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