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마음속에 한두 번쯤은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을 걷고 싶다’는 바람을 품어본 적 있을 것이다.
전북 임실군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임실천이 지금, 그 바람을 이뤄주는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창 만개한 꽃양귀비가 천변을 붉게 물들이며, 이 짧은 계절의 정점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눈을 사로잡는 붉은 꽃길과 고요한 강물이 어우러지는 이 풍경은, 단순한 산책을 특별한 감동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
임실천

임실천을 따라 펼쳐진 약 1.1km의 꽃양귀비 군락지는 요즘 가장 ‘핫한’ 숨은 명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기, 붉은빛으로 활짝 핀 꽃양귀비가 석양을 만나며 물드는 모습은 마치 붉은 물감으로 천을 적신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햇살이 기울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이면, 꽃잎 위로 황금빛 석양이 스며들며 수채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장면을 담기 위해 SNS에는 벌써부터 수많은 사진이 올라오고 있고,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 방문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의 꽃양귀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양귀비와는 달리, ‘개양귀비’ 또는 ‘우미인초’라 불리는 원예종으로 합법적 재배가 가능한 품종이다.
얇고 부드러운 꽃잎은 바람에 흩날릴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고, 보는 이의 마음까지 고요하게 감싼다.
단지 보기 좋은 풍경을 넘어, 이 계절이 주는 위로와 휴식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가족이나 반려견과 함께 천변을 걷는 풍경은 이제 이 지역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조용한 물소리와 바람에 일렁이는 꽃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하루의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부 주민들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한다.
임실군은 이러한 천변 풍경을 만들기 위해 해마다 꽃 조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는 유독 빠른 꽃양귀비 개화로 인해 평년보다 더 풍성한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사계절 내내 피어나는 천변 꽃길

임실천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초여름의 꽃양귀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임실군은 이 일대를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길로 가꾸고자, 유채꽃부터 수국, 금계국, 코스모스, 핑크뮬리까지 계절별로 다양한 초화류와 관목류를 식재하고 있다.
봄에는 노랗게 물든 유채꽃이 천변을 밝히고, 여름에는 지금 한창인 꽃양귀비와 함께 수국과 금계국이 활짝 피어난다.
가을이면 코스모스와 분홍빛 핑크뮬리가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또 다른 계절의 감성을 전한다.

이처럼 매달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임실천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계절의 흐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감성 여행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도심 속 공원과는 또 다른 자연의 숨결을 담고 있어,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이 찾기에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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