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공모주 절반 공모가 상단…내달 오아시스 훈풍 될까

양지윤 2023. 1. 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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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00억 안팎 중소형 공모주 선호 여전
한주라이트메탈·미래반도체·스튜디오미르 '흥행'
적자기업·구주매출, 기피현상도 이어져
오아시스, 흑자지만…성장주에 불리한 환경 걸림돌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계묘년 새해 수요예측에 나선 공모기업들이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연초 ‘대어’로 꼽혔던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공모주 절반이 공모가를 희망가격 상단에서 확정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흑자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오아시스가 ‘대어 필패’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시총 가볍고, 상장 후 유통물량 작은 공모주 ‘선호’ 이어져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6곳 가운데 한주라이트메탈, 미래반도체, 스튜디오미르가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에서 확정했다.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는 지난 16~17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701.62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1704개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신청수량의 44%가 희망 공모가격 상단인 1만9500원을 제시했고, 2만2000원 초과를 신청한 수량도 33.6%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최상단인 1만9500원으로 확정했다. 총 공모금액은 195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004억원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첫 IPO 기업이자 넷플릭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 거래하는 점을 투자자들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예정 주식수 중 75.4%가 보호예수 대상으로 유통가능 물량이 적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반도체 유통 전문 기업인 미래반도체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속에서도 선전했다. 지난 10~1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전체 공모 물량의 75%인 270만주 모집에 총 1666건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1576.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스튜디오미르 다음으로 높았다. 희망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60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938.26대 1, 청약 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에 약 2조5333억원이 모였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 총액은 866억원이다. 시총 규모 대비 실적이 양호하고,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면 삼성전자발(發) 수혜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초경량 알루미늄 부품 솔루션 기업인 한주라이트메탈(198940)은 수요예측뿐 아니라 상장 이후에도 선전하고 있다. 상장 이틀째인 지난 20일 주가는 상장 첫날보다 680원(12.73%) 오른 6020원을 기록했다.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94.10%에 달한다. 앞서 한주라이트메탈은 수요예측에선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31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국내외 123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998.9대 1을 기록했다.

적자기업·구주매출, 투자자들 여전히 기피

티이엠씨와 오브젠, 삼기이브이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기업 티이엠씨(425040)는 수요예측 경쟁률은 31.33대 1, 일반 청약경쟁률은 0.81대1에 그쳤다. 목표 시총이 최대 4000억원대에 달하며 상대적으로 큰 몸집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장 첫날 강보합으로 출발, 이튿날 4% 가까이 오르며 공모가(2만8000원) 대비 수익률은 4.29%다. 수요예측 부진에 공모물량을 180만주로 기존 220만주에서 18% 줄인 데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25.73%(274만2210주)로 많지 않은 점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마테크(마케팅+테크놀로지) 솔루션 전문기업 오브젠은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에, 2차전지 부품 전문기업 삼기이브이는 희망범위 하단보다 20.3% 낮은 수준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오브젠은 작년 상반기까지 적자를 기록했고, 삼기이브이는 구주매출 비중이 총 공모주식의 40%에 달했다. 적자를 내거나 구주매출이 있는 공모주를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현상을 재확인시켜 준 셈이다.

1월 공모기업들이 당초 예상보다 선전했지만 2월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첫 조 단위 공모주인 오아시스는 내달 7~8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같은 달 14~15일 일반청약에 나선다. 희망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1조~1조2535억원 수준이다. 새벽 배송업계의 유일한 흑자 기업인 데다 연초 조 단위 기업의 IPO가 진행되지 않은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이 대형 성장주 투자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으면서 시총이 가볍고, 테마로 엮일 수 있는 중소형 공모주 선호 현상이 여전히 강하다”면서 “증시가 아직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수급 부담이 큰 대어에 리스크를 져가면서까지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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