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입원일당 '절판' 기승…'보장 축소→담보 삭제' 주의보
종합·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이하 입원일당)의 판매 경쟁이 심화로 자극적인 문구가 포함된 안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원일당의 보장액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 핵심인데, 마치 입원일당이 사라진다는 식의 표현이 난무한다는 지적이다.
영업현장에서는 절판 판매에만 치중한 나머지 실제와 다른 정보까지 담아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14일 <블로터>가 판매 촉진을 위해 영업현장에 배포된 전단지나 설계사 대상 안내 문자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1인실 입원비 종료임박', '1인실 절판', '입원일당 보장금액 60만원 이달이 마지막' 등 사실과 달리 입원일당이 없어지는 것처럼 비치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절판 판매=현재 판매 중인 상품이 곧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장액 감소, 보험료 인상 등 안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 예상될 때 기존 상품의 장점을 부각해 판매하는 행위. 가입을 미루던 소비자까지 유인할 수 있어 단기적인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이 환급률 조정 이슈로 절판 판매가 성행했다.
입원일당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자 대다수 보험사가 상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이처럼 치열해진 경쟁 속에 올해 초 10만~20만원 선이었던 최대 보장액은 60만~70만원까지 올랐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과당경쟁 우려를 표명하며 금액 상향 자제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형 보험사를 시작으로 입원일당 보장 최고액을 60만원에서 절반인 30만원 수준으로 낮출 것을 검토했지만 여전히 몇몇 보험사가 보장 최대 금액을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절판 마케팅의 도화선이 됐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치 입원일당이 없어지는 것처럼 비치는 문구가 등장했다.
한 손해보험사 지점장은 "수많은 상품 가운데 자사 상품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강한 표현이 들어간 것은 이해한다"며 "다만 보장액이 축소되는 것을 마치 보장이 사라진다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대리점(GA) 본부장(설계사)은 "소비자들은 절판 판매 이슈가 있으면 앞으로 가입하기 어렵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작용해 상품 가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객에게 안내하면 이후 소비자가 불완전판매라고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종합·상급종합병원의 1인실을 이용하면 하루 병실 이용료가 20만~50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따라서 입원일당 60만원 보장은 초과이익의 소지가 높다. 30만원 선까지 낮추려고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인실 비중이 전체 병실 대비 6%대에 머물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온 점도 차후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2~3인실 또는 4~5인실 입원일당까지 등장해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 이후 보험사의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당장의 성과를 위해 잘못된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하지만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