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1심서 금고형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임재(54)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박희영(63) 용산구청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관련 1심 선고에서 금고 3년 형을 선고받은 뒤 유족 항의 속에 차량에 탑승,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30일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경찰 및 구청 책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전 서장에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송병주(53)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게는 금고 2년, 박모 전 112 상황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참사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휘한 책임자의 업무상 과실이 처음으로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무려 158명(참사 이후 극단적 선택 10대 포함한 공식 집계 사망자는 15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312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 이는 2014년 세월호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대 인명사고이자 1995년 삼풍백화점 이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최대 인명사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서장에게 “참사 당일 오후부터 이태원에 유입되는 인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오후 6시30분께부터 사고 부근 압사의 위험 및 인원 통제를 요청하는 112신고가 있었지만 112 자서망(교신용 무전망)을 제대로 청취하지 않거나 소홀히 대처했다”면서 이 같이 선고했다. 다만 국회 청문회에서 참사를 더 늦게 인지한 것처럼 증언하고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 지원 요청을 지시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에 대해서는 이 전 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이어진 재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구청장, 유승재 전 용산구 부구청장,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이 전원 무죄 판단을 받았다. 박 구청장의 무죄 선고에 대해 유족은 강하게 항의했다.